사진도 감정노동이다

동락공원 실습을 마치고 느낀 소감

ivre 2024. 10. 27. 16:33
일전에 여러분들과 동락 공원에서 느린 셔터 속도에 대한 공부를 하며 느낀 점은, 카메라상의 셔터속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어느 숫자가 빠르고 어느 숫자가 느린 셔터 속도인지 헤깔려 하시는것을 목격 하고 곰곰히 고민을 했습니다.
"카메라의 메카니즘에 대하여 어떻게 접근해야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며 이해를 시킬 수 있을까"
아마도 카메라를 처음 접할 당시 누군가에게 듣거나 배웠던 카메라 지식이 아주 잘못 되어 있었다는 것과, 조리개 값과 셔터 속도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도 이야기 해 주지 않고 단순히 이미지의 밝기(노출)용으로 사용 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든다면 대낯에 약간 그늘진 어두운 곳에서 이쁜 꽃을 발견하고 찍으려 할 때
나. 어 사진이 어둡게 나오는데요,
그. 지금 조리개를 몇에 놓고 찍으셨습니까.
나. f/11이요
그. 그럼 f/5.6에 놓고 찍으세요.
나. 말 잘듣는 학생처럼 그가 시키는데로 f/5,6에 놓고 찍는다. "어? 그래도 어두운데요"
그. 그럼 lso를 더 높히세요.
나. 네. 세팅을 다시 하고 찍었다. 햐 이제 밝게 나오는군요. 친절하게 말씀해 주셔셔 감사해요.
그. 그정돈 알고 찍으셔야죠 모르는거 있으면 또 물어 보세요.
나. 어깨에 힘을 주고 걷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부러워 하며 든든한 선생님이 되어준 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아마도 이렇게 카메라를 배웠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엄밀이 말하면 그곳도 트린 것이지만)
 
그런데 저 가르침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단 하나 맞는게 있다면 어둡게 찍힌 꽃을 밝게 찍었다는 것 하나만 맞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보겠습니다.
우선 찍고자 하는 꽃의 느낌을 물어 봤어야 하며, 디테일을 강조하고 싶은건지, 단순히 밝게 나오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에 방해가 되는 요소(잡풀이라던지 건물이러던지 휴지라던지) 를 제거하고 단지 꽃 하나만(단독) 표현 하고 싶은 것인지를 먼저 물어 봤어야 합니다 왜냐 하면 그에 따라 조리개 값이 달라 지기 때문 입니다.
만일 꽃 하나의 느낌을 살리고 싶다면 개방 조리개(숫자가 작은)를 사용 해야 하며 이야기가 있는 꽃을 만들고 싶다면 작은 조리개 값(숫자가 큰) 을 선택 해야 하며 이래도 저래도 상관없이 그냥 꽃이 아름다워 찍는 거라면 상관없어 조리개 값(F/9,나 F/11)인 중간 조리개 값을 선택 하여 찍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찍고자 하는 꽃 사진이 이야기가 있는 꽃을 찍어야 한다면 큰 숫자의 조리개 값을 놔야 하는데 너무 어두워 그 조리개 값을 놓고 찍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삼각대를 놓고 찍으십시요.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삼각대가 없으면 다음에 와서 찍으십시요) 라고 이야기를 해 줬어야 했고
소프트한 꽃을 표현 하고 싶다면 조리개 값을 F/2.8이나 F/5.6 사이의 조리개 값을 사용 하십시요 라고 이야기를 해 줬어야 했고)
그냥 꽃이 좋아서 찍는거라면 (상관없어 조리개 값 F/9, F/11)을 놓고 찍으십시요. 그래도 어두우면 lso를 조금 높히시구요) 라고 해 줬어야 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사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생각 하며 찍는 습관" 을 갖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렸다는 겁니다.
 
제가 고민 하는건 그 습관 입니다. 습관은 한번 몸에 배이면 고치기 힘들다는걸 알기 때문입니다
 
Ps. 이번에 실습하신 여러 장면의 사진을 개시판에 올려 주시기 바라며 충만한 명절이 되시기   
     바라며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