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낙서도 감정노동이다

당신은 우리, 우리는 당신'

고독한낙서 2022. 10. 22. 02:42

그 음성은 핏불의 열풍을 타고 와서 그의 심장 한가운데에 폭탄처럼 터진다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어린아이처럼.

아아, 우리의 현실은 왜 이렇게 추운가.

너와 나 사이의 벽을 깨뜨릴 지혜는 없는지. 모두가 이해 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도움을 청할 뿐 저편이의 필요에 따라 먼저 내 밀어 줄 그 사람이 없다.

겨울이 오기도 전이 이미 서릿발과 빙판이 내려 덮인 그런 이가 대부분이다. 

겨울볕은 셀로판지처럼 와삭와삭  소리 나는 얇은 종이라 하겠거니 거머쥐기도 전에 부서지는 이 취약한 빛으로 우리의 추위를 둘려 덮히기에는 엄청나게 열량이 달린다.

진정한 사랑이 없다.

진정한 번민,  진정한 고독이 없다.

진지한 본노가 없다.

불의와 나태를 쳐부수는 진정한 완력, 결단력,  실천능력이 없다. 있는 건 무력감의 확인, 창백한 환상, 요행을 겨냥하는 사행심, 몰염치, 비정 등. 

이 허약한 빈곤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 공분과 공익의 의지도 쉽사리 그 날갯죽지가 꺽이는 일들. 이 장애물들을 걷어내고 언 손과 얼어붙은 다슴들을 회생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은 영 파멸일지도 모르는데........

 

잠시 눈을 감아 본다.

그러나 내면의 소요를 진정시킬 수가 없다.

허세, 자만심, 분심, 갈등, 뒤집히고 혼탁하고 그야말로 지리멸렬이다. 

내면의 질서, 영혼 속을 비추는 고요한 등잔불을 불 수가 없다, 통풍도 안되는 꽉 막힌 곳에서 내가 죽어 있는듯 싶은 비람만이 한껏 부풀었다.

"청징" 그래, 맑고 깨끗함이 모라라다. 시체말로 한다면 산소, 비타민, 에너지가 하나같이 모자란다. 소금이 정작으로 모자란다.

영혼의 세척, 감정의 순환, 행동의 활력을 시급히 대령해야 한다.

수혈이 필요한다.

사랑이 필요하다.

이 한 밤중에 아니 새벽에 커피를 내려 갈증나는 목을 애무해 본다.

또 생각해 본다.

눈시울이 젖곤 하던 지난날의 그리움도 복습하여, 보다 더 귀하고 근원적인 가치 앞에 바쳐야 한다. 

관용해야지.

내 가슴을 향해 상심의 탄환을 박아 넣던 그 사람을 관용할 수 도 있게 되어야지. 이제야 말하거니와 그 날 그 시간에 비로소 나의 최선이던 것이 죽고 말았었다. 

갑작스런 유탄에 척추를 상하여 그로부터 한 번도  허리를 펴 보지 못한 사람 같을지라도 오늘은 그 일마저 한사코 관용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내가 다시 시작할 수가 없다.

새로이 걸음마를 배우고 말씨를 익히며 악수 하는 법, 미소짓는 법, 해아리는 법을 끌어 내 올 수가 없다. 

 

태초의 할배와 할미여!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이지만 바라건데 또 한 번의 신생을 저는 소망 합니다. 새로운 심장을 허락하시고 깨끗한  더운 피로 가득 채워 주소서 

개미에겐 개미가 필요 하듯이, 꿀벌에겐 꿀벌이 필요하듯이, 사람은 사랑을 원하옴을 이해하여 주소서 그러나 당신께서 주신 것만큼은 결코 받지도 나누지도 못하옵니다. 이 점을 서로 인내하게 하옵시고 진심으로 불쌍히 여겨주게 하소서 .

가장 인도적인 인간이 되도록 저희를 도와 주시옵고 또한 성실하게 새 봄에 심을 씨곡식을 보존하게 하여 주소서.

 

겨울의 시작인 곳에서 내 마음 한 구석이 떠나 버린 곳에서 뉘우치고 슬퍼하면서 나는 분발한다. 

다시금 열애에 손잡히게 되기를 꿈꾸며 사랑의 진신과 서로의 추위를 간절히 덥혀 줄 일에 최선을 다하리라. 

눈에도 굶주림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아야 한다.

오랫동안 못 본 것에게 목마름을 느끼며 넋두리는 끝을 낸다. 

2022. 10. 29. 2.4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