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ss_-_Remember_My_Name 기침이 잦아지면서 성가시던 가려움증이 사라졌다. 독한 놈을 더 독한 놈이 몰아낸 꼴이다. 쿨룩, 쿨룩 혹여 비뚜로 나간 말이나 행동이 이부자리까지 들썩하게 하는 게 아닐까. 짐짓 일상을 반성하는 시늉까지 하는데 아내는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야단이다. 기운을 다 소모하면 편안해질 것을 처방 받고 기운을 차리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그래도 아내 말에 토를 달지는 않는다. 아예 밥까지 먹지 말라고 하면 곤란하니까. 굶을 수만 있다면 그리해도 좋겠지만 가려움증이나 기침보다 더 참을 수 없는 게 한 끼를 굶는 일이다. 구걸도 마다않는 가난 앞에는 너무 부끄러운 고백이다. 배고픈 이웃은 가까이 있는데 무수한 말들만 분파를 나누어 배부르게 경계를 쌓고 있지 않은가.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