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혼이기에/ 아직도 가지 않고 문밖에서 서성이고 있느냐,/ 네 얼마나 세상을 축복하였길래 /밤새/ 그 외로운/ 천형을/ 견디며/ 매달려 있느냐./ 푸른 간유리 같은 대기 속에서/ 지친 별들 서둘러 제 빛을 끌어모으고 /고단한 달도/ 야윈 낫의 형상으로/ 공중 빈밭에/ 힘없이 걸려 있다. 아느냐, 내 일찍이 나를 떠나보냈던 꿈의 짐들로 하여 모든 응시들을 힘겨워하고 높고 험한 언덕들을 피해 삶을 지나다녔더니, 놀라워라. 가장 무서운 방향을 택하여 제 스스로 힘을 겨누는 그대, 기쁨을 숨긴 공포여, 단단한 확신의 즙액이여. 보아라, 쉬운 믿음은 얼마나 평안한 산책과도 같은 것이냐. 어차피 우리 모두 허물어지면 그뿐, 건너가야 할 세상 모두 가라앉으면 비로소 온갖 근심들 사라질 것을. 그러나 내 어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