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글/내 영혼을 살찌워준 詩

그늘 / 임동윤

ivre 2024. 10. 31. 21:36

 

Zoar_-_Ashes_Falling_(Ol_Doinyo_Lengai)

튜울립나무 그늘만 깊어가는 자전거보관소 

손발 묶인 시간이 정박해 있다 

아득히 지워진 이름표와 녹이 슨 뼈마디 

무단폐기물 꼬리표를 달고 푸른 추억을 돌리고 있다 

4차선도로를 질주하던 속도는 녹슨 바퀴살에 끼어 있다 

지하사우나 환풍기구멍으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에 몸을 맡기고 

종일 뒤틀린 안장과 바퀴살이 찜질을 한다   

퉁퉁 분 바퀴, 그 무게에 자지러지는 애기똥풀꽃 

떠나려 해도 꽁꽁 묶여 있는 몸 

녹이 슨 것들은 다,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