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글/내 영혼을 살찌워준 詩

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종해

ivre 2024. 11. 3. 19:17

 

Eleni Vitali -Pyrosvesi

우리 살아 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낯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 하는 일 또한 그와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밑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밭 차럐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