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지명은 바람의 영토였다
한 지명이 쓸쓸한 모습으로 낡아 가거나
새롭게 태어 난다 하더라도
세상의 지명은 바람의 품 안에 있었다
지명은 바람의 방향으로 생명의 길을 갔다
비람이 가소 싶은 곳, 그러나 갈 수 없는 곳이 있었다
바람의 등이였다
바람의 등은 바람의 영토가 아니였다
몸이였다 몸은 닿을 수 없는 오지였다
바람의 들은 온갖 지명에 긁혀 상처투성이였다
바람의 등은 상처 아무는 신음소리로 펄럭였다
나는 내 등능 보지 못했다 등은 쓸쓸히 낡아갔을 것이고
홀로 불밝혀 기다렸을 것이다
내 몸의 오지 였던 등을 어루만지던 손길이
슬픔으로 출렁이던 기억이 있다
펄럭이지 않던 등,
상처를 드러내지 못하던 등으로 꽂히던 말의 화살이 있었고
등을 타고 넘던 숨소리가 있기는 햇다.
내 등이 세상이 모든 소리들이 서러운 문양으로
새겨져 있을 것이지만 등은 영원히
가둘 수 없는 내 몸속의 오지였다
살아서는 닿을 수 없는
지명은 날마다 밤마다에 불빛을 쏟는다
대지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뤼두르는 채칙으로 깊게 파인다
지명이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오랫도안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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