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우울한 날이어서 활짝,
달맞이꽃밭에 노랑나비
멈칫멈칫 금방 피어난 듯 꽃잎인 듯 달라붙는다 문득
노란 것들과 나 사이 꽃잎인지 나비인지
구분이 안 가는 거리가 생겨난다
떠나는 길과 머무는 집이 묶였다가 풀어지고
걱정과 환희가 함께 버무려지는 거리
한 걸음 집 쪽으로 물러서면 먼 남의 일이 되지만
한 발짝 길 쪽으로 다가가면 활활 애가 타는 거리
그 거리가 있어 나 견딜 수 있네
그리움이 꽃피는 거기 그 거리
그쯤에 놓여진 내 애달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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