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한복판에서 울고 있는 아이.
울면서도 과자를 먹고, 중고 전자상 티비를 보며 울고, 고개를두
리번거리며 울고.
생선들이 토막나고, 그릇들이 흥정되고, 앉은뱅이 수레가 지나
가고, 트럭이 경적을 울리며 겨우 빠져나가고, 땡중이 구걸하고,
그사이 몇 번인가 닭 목이 비틀어지고, 다시 전도사가 지나가고,
튀김들이 익어가고, 모든 걸 구경하는 아이가 울고, 서성이며 울
고, 또 울고.
공중으로 첫 별이 꽂히고, 바람이 뒤섞인 냄새 사이를 휘청이며 지
나가고, 시간이 지나가고, 가을이 오고, 그곳에 서서 아이는
울음이 젖어 연거푸 울고.
세월이 가고, 울고 있는 아이의 얼굴에 수염이 돋아나고, 주름이
패이고, 머리칼이 하얗게 바랠 때까지 그저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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