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 감정노동이다

해평면 괴곡리에서 만난 할머니.

ivre 2013. 3. 18. 19:12

 

 

 

 

 

 

 

 

 

 

 

 

 

 

 

 

 

 

 

오늘은 해평면 괴곡리 라는 마을을 다녀왔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유모차를 끌고 시름겹게 집으로 향하시는듯한 할머니 뒷 모습을 보며 차에서 내려 그 할머니 뒤를 따르며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다.

나:할머니 안녕하세요,저는 월곡리에서 왔습니다.

할마니 :가까운데에서 오셨구만 그래 여긴 어쪈일로 왔수

나 : 사진좀 찍어 보려고 여기 저기 다니다 이곳까지 왔습니다.

할머니 : 여기 찍을게 뭐 있다고, 그래 많이 찍으셨수?

나 : 이제 곧 멋진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을것 같아요 모델분 한분이 나타 나셨거든요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사탕을 두개 꺼내어 할머니에게 드리며)

할머니 : 이게 왠거유. 고마워요 맛있는 사탕이구만 (박하 사탕 이였다)

나 : 할머니 댁이 이 근방 이신가봐요.

할머니 : 조금만 올라가면 되요.

나 : 네 (쫄랑 쫄랑 뒤를 따라 가다 보니 할머니 집에 도착 했고 할머니는 집에 들어 서자 마자 빨래줄에 걸어 놓은 빨래를 이리 저리 만지면서

이 할망구들이 글쎄 나 혼자 남겨 두고 구미 시내로 구경 갔다우

나 : 그래요? 왜 할머니도 가시지요.

할머니 : 아냐 난 그런곳은 가기 싫어 할망구들 참 이상해 왜 그런곳을 가는지 말야

나 : 그런 곳이 어딘데요.

할머니 : 할마구들 모아 놓고 젊은 남자들이 휴지니,식용유니,설탕이니 주면서 뭘 파는 곳 있잖수,

나 : 아.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들 모셔다 놓고 만병통치 약이다 하면서 파는 사람들 말씀 이시군요.

잘 하셨어요 그런 곳은 안 가시는게 좋아요. 역시 할머니는 멋쟁이세요.

할머니 : 피시식 웃으시며 다 늙은 할망구가 뭐가 뭤져.

나 : 제가 멋진 할머님 모습 보야 드릴까요?

할머니 : 어떻게,

나 : 사진기를 들고 " 이걸로요"

할머니 : 떽 이사라마 싫어 찍을게 없어 이런 할망구 찍나?

나 : 할머니 참 아름다우요 그 모습 찍고 싶어요. 부탁 드립니다.

그때 부터 할머니는 찍을테면 찍어라 하시며 하신던 일을 계속 하시는 동안 나는 연신 셧터를 눌렀다. 40컷 정도

그래서 이렇게 편안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나오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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