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낙서도 감정노동이다

회색 글씨의 낙서2

ivre 2011. 2. 2. 16:43

 

1

어수선한 계절
패자의 넋두리와 같이 못생긴 말들을 이 사이버라는 공간에 흐린글씨의 낙서를 남긴다. 이 현실에선 바깥이 내다 뵈는 창문하나도 없이 어둡고 다시 어두울 뿐이다.

실상 이 어둠은 좀 과하다. 전혀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걸. 내 아이들은 둥지속의 제비처럼 둘이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있다 만일 울기 시작 하다면 그 울음 폭포처럼 검은 벼랑을 굴러내려 그 끝에 내가 꼭 죽을것같다. 저 아이들의 뒷모습 속엔 참고 있는 울음이 보여 가슴이 쓰리다. 그래 죽지 않으려면 울음을 참아야 한다.
참자 참자고 외치는 내 속마음의 서러운 음성.
돌을 씹는 듯이 상막하고 울적한 자의식의 비참을 어떻게 나 풀랴..

신을 믿지 않는 까닭일까. 이럴때 신이 돌아 안자있는것을 느끼는 건 내 삶이 어설픈 탓일까. 그렇지 않다면 인간을 건지는 마지막 힘은 역시 인간 그 자신이란 말인가.

구토...
마구 선혈을 토해 내는 그런 붉은 구토.
사내여, 아비여
너 항상 감상에 잠겨 반생의 감정이 평원을 잃었더니 지금은 또 지주(支柱)가 삭아내리는 한 채의 가옥처럼 막무가내로 허물어 지고 있구나.

2

가슴이 더워 져서 참을 수가 없다.
차가운 사위(四圍) 살을 에이는 바람 속에 서서 나는 가슴이 뜨거워서 참을수가 없다.
사랑해 주고 더욱 더 사랑해 주고 싶은, 아아 두 눈이 젖어 눈뿌리 조차 타들어 가는 이 서러운 열을 내 어이랴.....
미워하는 감정도 대단한 사랑만큼 나를 소모시킨다는걸 알았다 사랑하는 것만치 그것도 고달프고 목마르고 가슴이 쓰리다는것을 알았다.
불신,권태,절망.
모두 흔해 빠진 말들이다.
그런데 지금의 나에겐 그것이 모두 새로 만들어낸 독과 같이 무서운 효험을 같는다
나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남을 그런 무서운 독을.......

3

태초의 할배 할미여.
당신들은 아무일도 못하십니다 그려.
도무지 나를 고쳐주지도 못하고 이 어둠에서 한치도 당겨 올리시지 못하는 데에 제가 놀라고 있습니다.
아아, 이 뜨거운 고뇌에서 멀리 등을 대고 돌아 서 게신이여..
하오나 태초의 할매와 할미여.
나는 통렬히 당신에의 사랑을 깨닫습니다 아주 아프게, 그리고 명백히 또 몹시 서러운 감정으로..
심야이 빈 의자, 여기 지금 멀이 풀어 바치옵는 당신께의 조곡과도 같은 송가를 부디 들으시옵소서
이 더운 마음 아 아득한 외경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새털같은 명주실 한 오리를 내 감히 무룹꿇고 당신께 바치나이다.

4

누구때문에 슬프다는걸 따져선 안된다 하수인을 찾기에 앞서 우선 이 상처의 지혈부터 해야 하니까
......... 음악이 듣고 싶어요.
나직하고 섬세하여 그 톤이 알맞게 내 혈관으로 흡수되어 들어가는 그런 음악을 지금 듣고 싶습니다..

5

나는 지금 광기에 가득차 있다.
가슴속의 광란을 어쩔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