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자 - 백창우 시/곡
어느날 이 황량한 도시를 떠나 멀리 있는 친구에게
낯익은 표정을 담은 한 장의 옆서를 받을 때
우리들은 쓸쓸한 기쁨를 부어 몇 잔 소주에 취하고 싶구나
잊혀진 이름은 없는지 잊혀진 얼굴은 없는지
하늘의 높이를 앍도 전에 날개를 접은버린 우리들
사랑을 하고 싶은데 지친 몸을 기대고 싶은데
삐걱이는 나무의자 하나도 없이 가슴이 추운 우리들
바람 높은 거리에 서서 짤랑 짤랑 주머니의 동전을 세며
포장마차이 작은 공간이 그리운 우리들
어느날 스사한 저녁 무렵 거대한 도시의 한 켠에서
세사에 잔뜩 겁먹은 늙은 거지를 만날때
우리들은 건조한 슬픔을 부어 몇 잔 소주에 취하고 싶구나
버려진 이름들은 없는지 버려진 얼굴들은 없는지
살아 있음에 참뜻을 알기도 전에 마음을 닫아 버린 우리들
너의 손을 잡고 싶은데 나의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삐걱이는 나무 의자 하나도 없어 가슴이 추운 우리들
어둠 깊은 거리에 서서 짤랑 짤랑 주머니에 동전을 세며
포장마차의 작은 공간이 그리운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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