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더냐.. 저 비가 밤에 오지 않아서 말이다
깊고 깊은 우물
이 빛 없는 물 밑이 끈끈한 물풀이 더욱 나를 밑으로만 잡아당긴다. 아찔하다.
그래서 파멸한다 지금 곳.
이우스꽝스러운 몰골을 어디에 숨길까 .이띠금 사랑 같은게 붉은 상채기 처럼 다시 뿜어 올라 마치도 스스로 피에 흐르는 산양의 흰 털처럼 세삼 처절한 것을 .
건조한 채념, 그 한가닥 뿐
이렇게 참담하고 차가운 체념도 있었던가고 새삼 눈을 크게 떠본다
목아지까지 오른 물이 목을 지나서 눈과 귀마저 물속에 담그려 할 땐 고요히 차갑게 생명을 단념 한는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다.
아주 꼭 그렇다
그리고 그만이다.
아무것도 안남기고 끝나는 시시한 신파와 다를 바 없다
하나의 목소리가 내 감정이 문 앞에서 와서 나직이 내 이름을 불러준다.
옛날의 어느 메아리 인가.
촉촉하니 물기에 젖은 채 띠에 드러누운 나무 그림자들을 내다보며 희미한 회상의 등을 하나 켠다.
매우 적은 촉광의 빛 둘레라 하겠건만도 조금은 내 언 손까락을 녹일것 같다.
확실히 나는 추운 길을 왔다 마른 손까락으로 허트러진 머리를 끌어 올리며 왈칵 앞뒤를 잃고 눈물을 쏫아 버린다.
이 엄청난 비애
뼈마디마다 아파 오는 고독
금시 글씨도 회색으로 흐려지고 나의 말들은 큰 바람에 쓸리는 가량잎과도 같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결국 남는건 나 하나다.
흰 자리옷을 입고 창턱에 여윈 팔을 걸치고 섰다.
지금의 내 몰골은 유령과 흡싸할지.
유랑하며 배고픈 나의 영혼
하나의 지극히 차가운 단절감으로 해 무한정 나는 상처를 입고 있다고 말해도 좋으리니...
몸서리 치도록 냉혹한 무관심의 빙하가 이 사이를 흐르고 있다. 잘 드는 면도칼이 막무가내로 내 심신에 절상을 낸다.습습한 밤공기를 타고 오는 바람의 무수한 실오락지, 그리고 흐린 회색의 낙서.
나는 더욱 목이 타기만 하다.
가치에 대한 인식
또 그 각성.
옛날엔 전승하여 국토를 넓히는 이를 영웅이라 불렀건만 지금은 생각이 높고 정의와 사랑을 존중히 여기는 행위를 고귀하게 본다
이를테면 알렉산더 대왕보다 에이브리함 링컨을 더 존중함이 그것이다. 저 유혈의 홍수를 거쳐 흑인의 쇠사슬을 끊은 그 사나이 링컨을...
사람은 기필코 유용한 인간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갑작스런 분발심이 올라 얼굴을 붉힌다.
돌이켜보면 허무의 자의식이 검은 물 이랑을 지어 흐르는 이 유역에서 나는 내 생명과 시간의 대부분을 써 버렸었다.
오늘은 진종일 일에 쫒겼지만 사실은 슬픔이 먼저 놓은 거대한 그물에 붙잡혀 허우적 거린데 불과 했다.
책상앞에 턱을 괴고 앉아 내가 유실한 시간의 더미를 눈앞에 그려 본다.
내 나이 이미 마흔일곱
남겨진 시간에 비해 살아 버린 시간이 훨씬 많다.
알톤 슈우낙의 글 속에서 보는 말
"세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 가 바로 나라고 여겨 본다.
쓸쓸한 가작이지 않은가.. 후우
이 얼마나 치졸하고 무지한 자아의 파괴였으랴.
천리벌 허허한 사막의 한가운데 내가 서 있다.
내 영혼은 지금 기항이 없는 배와 같고 구멍이 숭숭 뚫린 낡은 지연(紙鳶)과 다를 바 없을 것을
불신의가시, 낙망과 권태의 가시
나를 찌르니 피 흘릴밖에
눈이여
태초의 할배와 할미여.
밀봉해 둔 귀한 향유내게 좀 남았기에 공손히 당신 성상에 들이붓고 아아 방옥한 분수 당신께 뿜기듯 그 향유 비처럼 당신을 적시옵는 ..아 모르겟다..
"어리석은 아름다움"
이는 쾨태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그레트휀이 꽃으로 적은 말이다.
무척이나 공감하는 말이다.
우선 살아 간다는 자체가 어리석음이요 진실로 어리석은 아름다움이리라.
삶이 고독하려니와 죽음도 고독하다 그건 모든 만남과 염원에서 문이 닫디는 최후의 단절이요, 알몸으로 내쫓기는 생명의 추방이기 때문이다.
염병할
졸음이 온다.
쓸 글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말이다.
조그마한 화학 작용이 나의 몸 안에 일어나고 마치도 자욱한 저녁안개가 몰려드는것 같다.
수증기 속에 아니 진공속에 내가 떠 있는듯싶고 지금은 나를 슬프게 하는 것조차 없어 내 속이 텅텅 비어 있다.
자자......
죽는건 아직 아니고 잠자는 그것에 나를 맡겨 버리자
배를 타듯이 머나 먼 바다에 천천히 눈을 돌리는 듯이.......
'고독한낙서도 감정노동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독의 심연에까지 손끝이 닿아 보고 싶었습니다. (배경음악 Lhasa - My Name) (0) | 2009.09.23 |
---|---|
가을에 쓰는 흐린 낙서 (배경음악 10.000 Maniacs - Dust Bowl) (0) | 2009.09.17 |
누군가의 영혼을 원할 때 (0) | 2009.05.29 |
초록 물고기 (배경음악 Chloe Goodchild- Kyrie) (0) | 2009.05.22 |
흔들리지 않는다 신망은 (배경음악 Chloe Goodchild- Self Inside Self) (0) | 2009.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