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낙서도 감정노동이다

초록 물고기 (배경음악 Chloe Goodchild- Kyrie)

ivre 2009. 5. 22. 16:04

살아가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진리들이 있다..
그렇게 의식속에 자리잡은 진리 중 하나는..
한가지 소중한 것을 얻는다는 것 글세......
그 어떤 소중한 하나를 잃게 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슬쩍 아무것도 모르는 듯 외면하던 내게..새삼..
초록물고기는 넌지시 물어온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고 있느냐고..
막둥이가 보았던 초록물고기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를 보내고 살아남은 이들이 잡아올린..
초록물고기는 또 무엇이었는지..
감독은 조심스레, 하지만 참 아리게..
그렇게 우리에게 던져놓는다..
살아간다는 건 그런거라고...
그런거라고...
이 창동 감독은 잔인하다..
세상의 복판을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영화 속 모든 삶들속에..
결코..
한치, 동정의 시선조차 보내지 않는다..
막둥이가 세상을 향해 토해내는 폭력마저도..
또 그 폭력의 뒤안에서 그들만의 초록물고기를 꿈꾸는 이들이..
수많은 막둥이들에게 뱉어내는..
더 격렬한 폭력마저도..
감독 이창동은 그저 덤덤하게 던져 버린다..
그것이 현실이이라고..
그것이 우리네 모습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감독의 그 잔인함을 미워할 수가 없다..
그가 품는 사람에 대한 진지함과..
그가 가진 사람 사는 세상에의 잔인한 갈구는..
위선되지 않은..
삶에 대한 따뜻함을 품고 있기 때문이리라..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무엇이 정이고, 무엇이 부정인지..
또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릇된 것인지
초록물고기가 생각 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