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까락 사이에 낀 아침 / Musa Dieng Kala - Kalamune
들길 너머 양지뜸에 움막 하나 짓고 똘똘한 삽살개 한 놈 데불고 싶다 혹 모르는 손 찾아와도 너는 짖지 말아라 이젠 헛된 목청을 아껴두어야지 뜰 앞의 복사꽃 바람에 흩날리고 불현듯, 묵은 서러움이 목구멍을 간질거릴 땐 이웃집 할머니 텁텁한 농주라도 받아마시자 아아, 취한 세월은 이미 자취도 없어 봄은 또 저 혼자 열렬히 타오르다 사위겠지만 한평생 부치지 못한 편지는 모두 술잔 속에 불사르고 저 꽃 그늘 속 나비떼들의 싱싱한 꿈도 보이는 그런 봄날의 울 밑에 누워보고 싶다 가끔 바람에 꽃잎 하나 찾아와 네 소식을 물으면 그냥, 이렇게 나처럼 살고 있다 하고. 바다가 보이는 허름한 스레트집안에서 나는 이 봄을 그렇게 죽여가고 있다. 어딘가 박혀 있을 습작 중에서.. Musa Dieng Kala - 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