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들을 펼쳐 녹이며 생각했습니다. 내 대신 아랫목 차지한 빨래들을 용서하듯이 이제 희미한 청춘의 윗목으로 밀린 그대 향한 그리움도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이 나이쯤이면 사랑도 뜨뜻미지근한 거라고, 그렇게 뻣뻣하던 노여움과 칼날 선 슬픔 따위도 세월 흐르면 부드럽게 풀어지는 거라고 생각 속에서 또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허나 아랫목을 차지한 빨래들은 녹을수록 다시 젖고 있었습니다 녹을수록 다시 젖는 마음은 마냥 어쩌지 못했습니다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낭송도 감정노동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에게 / 장석주 (배경음악 Gurdjieff, Tsabropoulos- Armenian song) (0) | 2009.05.31 |
---|---|
강연호 - 마음의 서랍 (고독한낙서/낭송) (0) | 2009.01.30 |
꿈은 또 하나의 쓰레기 봉투이다 / 배용제 (낭송:고독한 낙서) (0) | 2009.01.22 |
한 사람을 알았을 뿐인데 - 안성란 (고독한낙서 낭송) (2) | 2009.01.13 |
당신이면 좋겠습니다 - 김설하 (고독한낙서 낭송) (0) | 2009.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