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 내가 느끼고,듣고,바라본것은 바람과, 감나무 나뭇가지에 걸려 바람에 반항 하는 비닐조각의 소리와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는 무수히 지나가는 자동차소리와, 삐그덕 거리며 흔들리는 페가 방안의 그들에 딜레마를 본것이 전부이다. 우숩게도 그 페가 앞마당엔 곱게 심어 놓은 마늘이 주인이 떠난지도 모른채 열심히 숨쉬고 있었다는거다.
오랜만에 내 여린 감상의 창문이 열린걸까.
바위를 가르고 솟는 한 줄기 단 샘처럼 세월의 이끼를 털어내고 모가지를 뽑아 올리는 젊은 초록들이 있다.
그 전날 슬픔의 음미마저 달갑고 화사하던 젊은 시절의 땀과 하늘과 그 기후가 돌아왔단 말인가.
나른한 두 팔을 길게 펴고 그 위에 땀에 젖은 얼굴을 얹어 잠시 꽃그늘에 쉬어 가고 싶은 이 늙은 사내,
어져면 저 방안의 모습은 내 지나온 세월의 엣 모습이라 이르겠거니와 참 느닷없이 오늘이 시야 한가운데에 저 모습이 나붙어 있다.
감상의 마력이여!
마음의 밑바닥을 가로지는 대상의 긴 무리가 보인다. 사막의 가슴팍을 느슨히 감아 돌면서 한없이 걸어 갔을 저 방 안 식구들.
한무리는 붉은 지평선으로 잠겨 가고 한 무리는 반대편 지평선에서 이미 딜빛을 이고 자꾸자꾸 떠오른다.
삶에겐 시작과 끝이 따로 없는지도 모른다. 낙타를 타고 달빛에 젖어서 그져 한없이 가고 또 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죽은 후라 하더라도 이승의 땅을 밟던 그 발걸음으로 저승의 대륙을 가고 있기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감상이 물처럼 질퍽거리고 있는 저 방안에서 철퍼덕 주저 앉아 본다. 쾌쾌한 냄새와, 코를 자극 하는 먼지, 그리고 그들의 딜레마.
오늘의 감상은 사실로 이상한 손님이다.
평생 처음으로 만났는데도 나를 여지 없이 체면술에 걸어 버렸다.
어릴때의 노곤한 낮잠처럼
반쯤 잠자면서 반쯤은 이상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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