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했습니다. 많이 굶주렸기에 그 허기에서 광란에 붙잡혔습니다.
오늘은 괜찮습니다. 바다에까지 나갔다 왔는걸요. 헌데 고요 하고,
속으로 찾아든 외롬은 아무 소리도 울려 내지 않고 울려내보내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그 놈의 독백.
푸른 소주병 하나에 위안을 받으며 소줏잔과 이내 히히덕 거리며 어느새 독백은 주정으로 전락한다.
한 때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던 저 배가 지금은 한낯 쓰레기로 전락 하듯 말이다.
까닭없이 눈을 적신다.
감상과잉일까?
아님
미숙아라고 맥없이 자처해 버릴까?
자학에 대하여도 생각해 본다.
이 일이 자학인가 아닌가를 스스로 물어 본다.
이내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삭풍속에, 머릿속은 불붙고 가슴은 얼어든다.
그놈 속의 반은 가울이고 반은 늘 봄이다
밤낮으로 낙엽이 지며 언제나 또 새 잎이 피어난다.
먼데서 부터 줄곳 피을 흘리며 그 놈 자신의 동굴로 돌아왔다.
지금의 그 놈에겐 좌절이 손을 잡고 가르쳐 주는 겸허
사는 일에서 가장 명백한 사실은, 삶은 결코 장난일 수 없다는 그 점이다.
초라한 내 주머니 속.
늘 그렇게 자리하고 있는 헐거운 지갑 속에
낡디 낡은 전화카드 한 장이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날이다
가끔 사람 생각이 날 때면
아니.무언가에 조금은 힘들어 질 때면
혼자 흥얼거리던
노래말처럼
언제라도 임자 없는 전화부스에라도 달려갈 수 있을 것처럼
아무것도 아닌
그 작은 전화카드 한 장에 마음을 의지해 보는
그런 날이다
절절하게 외로움이 다가설 때면
그리움에 지칠 때면
그저 살짝 꺼내어 문대어 보고는
쓸쓸하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곤 하는
내 지갑속에 전화카드 한 장
다른 주머니 한켠에서
화려하게 빛을 발하는 휴대폰이
손에 쥐어진 체로 뒹굴고 있지만
여전히 난
그 전화카드를 어찌하지 못한다
그렇게 그저 슬쩍 지나는 날들에
나는 나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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