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낙서도 감정노동이다

세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의 노래5

ivre 2012. 6. 4. 21:32

 

 

나는 누구란 말인가.

진시로 내 삶에서 나는 누구란 말인가.

나는 당신의 누구인가?

겨우내 내 시력이 건강했었나를 돌이켜 생각한다.

잃은 사람이나 새로 얻은 사람이 있었는가?

닫혀진 문 앞에서 나직이 내가 노크 했었나? 그랬는데 열리지 않았었나?

내 감정은 매우 가라 앉았다. 자구 밑바닥으로 처져 내려 생사의 결단 보다도 더 가파롭게 쳐져 내려 정녕 바닥에까지 침잠한 것이다.

한 덩이의 석탄이다. 하나 속속들이 기름이 부글 거리고, 불을 댕겨 붙이면 삽시에 펄럭이는 화염이 또 된다.

왜 괴로와야 하나?

무엇을?

그 흔하고 오랜 습성, 명제도 불투명한 번민은 자못 이성의 오욕이라 하겠는걸. 하면 그동안 무엇을 번민했었나를 말해보라. 말해보라.

그리고 또한 사랑 했었나?

아슴한 옛날, 이름도 저승인 그 전세에서 필시 그대이 지아비였다고 믿는 그 믿음으로 사랑 했었나?

저 나무 한 그루를 보며 난 또 지랄 같은 기억을 더듬 거리고 있다. 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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