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몽상가의 잠꼬대 1011

배용제 / 삼류 극장에서의 한때-나는 날마다 전송된다. (배경음악 Ancient Cultures - Solitude)

TV에서 본 이라는 영화, 몇 세기 후라던가? 물체나 사람이(혹은 그냥 생명체) 원반에 올라 스위치를 누르면 원자분해되어 어디론가 전송되었다. 그리고 목적된 곳에서 정 확하게 재결합되어 나타났다. 지옥이라도 상관하지 않았다 1 나는 자주 꿈을 꾼다 의식의 미세한 입자들이 신비로운 곳을 향해 날아간다 환상 속 연인과 동침을 하며 춤을 춘다 때때로 예언자처럼 먼 미래에 미리 가보곤 고개를 끄덕인다 내 꿈의 성능은 엉망이어서 변질된 모습을 드러낼 때가 더 많다 스핑크스 형상으로 사막의 모래바람에서 우우거리거나 털 없는 늑대가 되어 붉은 달을 물어뜯는다 암흑의 전당포에 들러 추억을 저당잡히고 새로운 길을 산다 흘러나간 그림자 모두 거친 발톱을 세운다 그곳에서 여러 모양의 사람들을 구경한다 단세포 같은, 벌레 같..

시간에 대한 우의 적인 단상.. 박이도

새해를 맞는 마음이 조금 착잡하다. 세월의 무상함을 되씹기도 전에 부음 한 장이 전해졌다. 한 인간에 관한 마지막 전갈이다. 새해를 맞는 것은, 기쁨보다 무엇인가 주저하고 망설이는 이의 표정처럼 나 스스로가 애처롭게 보인다. 결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허무 때문이 아닌,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잡다한 상념 때문이다. 새해를 맞는다는 기준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우리는 기쁨이나 희망의 미래 지향적인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인생의 덧없음이나 좌절의 감정에 빠질 수도 있다. 새로운 꿈이나 이상을 설계할 때 새해는 손꼽아 기다리던 열려진 시간이 된다. 그러나 새해라는 하나의 마디를 풀어 버리고 잴 수 없는 과거에서부터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미래까지의 시간 선상에 하나의 흑점으로 존재한다고 스스로를 의식할 때..

작가들의 글 2009.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