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도 감정노동이다

들꽂

ivre 2024. 12. 17. 15:38

 

 

 

주인 없어 좋아라

바람을 만나면 바람의 꽃이 되고 

비를 만나면 비의 꽃이 되어라 

 

이름 없어 좋아라

송이 송이 핍지 않고 무더기로 피어나 

넓은 들녘에 지천으로 꽃이니

우리들 마음은 마냥 들꽃 이로다

 

뉘 꽃이 나약하다 하였나 

꺾어 보이라 하나를 꺾으면 둘 

둘을 꺾으면 셋 

셋을 꺽으면 들판이 일어나니 

코끝을 간지르는 향기는 없어도 

가슴을 파헤치는 광기는 있다 

 

들이 좋아 들어서 사노니 

내버려 두어라 

꽃이라 아니 불린들 어떠랴 

주인 없어 좋아라 

이름 없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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