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y Alexander - Moanin 입니다.
지금 이곳은 비가 수직으로 서서 미친듯이 꼬꾸라지고 있다.
내 주위를 둘러 본다. "물건들의 여벌이 생겼군" 혼자 중얼 거리며 스치는 생각. 바지가 여러벌 (과연 저 중에 내가 입는건 몇벌이나 될까, 혁띠도 몇개 만년필도 두서너게 유심히 바라보니 색조차 바래 버린 원고지도 여러권 있다. 카메라 렌즈도 여러개.
무섭게 몸을 죄는 고물가와 궁핍의 와중에서 몇가지의 품목이나마 좀 헐거운 포만이 있어지는 일이 고맙고 죄스럽다. 동시에 전에 없던 새 사태가 와서 덮치는 일에 무심할 수가 없다. 뭐냐면 물량과는 반비례하여 정신의 갈증이 더욱 불붙는 일이다. 세차게 떼밀리는 비참한 굶주림이요. 깊은 수렁에 빠지듯이 내 삶의 의미에서 실족해 떨어질 것 같은 그 공포이다.
참말이다.
물질이 사람의 구원이나 치유를 전담 하는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물량의 비대가 정신을 위축시킴으로써 한 인간을 서서히 파괴하는 일을 수없이 보아온다.
인간적 보건을 위하여는 정신 기능의 촉진이 있어야 하며 정신성 내지는 영성의 조율에까지 무단히 마음써야 할 것이다. 정신이 비옥할 때만이 물질적 풍요도 값어치를 빛낸다고 말 할 수 있다.
물론 정신 우위의 가치관은 얼마든지 제시되어 왔고 시대적, 혹은 민족적인 통념이 되어 오기도 많이 했었다. 이를 충분히 기억 하면서도 전혀 새 인식처럼 솟구쳐 오른다. 내가 가진것, 지금껏 쌓아온 전 물량으로도 나 스스로의 정신에 단 한모금의 청량음료조차 못되고 있음을 어쪌 수 없다.
정신이 긴장 없이는 사람의 삶이라고 할 수 없다.
자라나며 확산 되는 정신이 아니고선 또한 끊임없이 잉태 하는 정신이 아니고선 사람의 삶이라고 할 수 없다. 바로 그 정신이 고무풍선처럼 속이 비어 허할 때 사람은 슬픈 식욕처럼 정신의 공복감을 명백히 깨닫게 된다. 이 심정이 원천적인 향수처럼 의식의 밑바닥에 깔려 있어서 언제나 저심을 자극 한다.
내 정신도 본능이 이것이기나 하듯이 이 충족이 자꾸자꾸 터져 나오고 있고 이것이 사나울수록 존재의 긂주림도 심화되어 가속화되어 무엇에도 선행하는 존재의 위험신호가 되어 있다.
한데 이 일이 내게만 있어 진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만인간의 공통성정 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를 함께 풀어갈 논의 광장을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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