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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을 본 후 의식을 치르듯 글 앞에 앉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의 안식처를 찾아 좌정하는 일에 서툴고 매양 허술한 변방에서 꿈꾸듯 먼 불빛을 바라 보는 마음씨 그쯔므로 서성이는성 싶다. 남을 받아 주는 수용에 인색하고 자기를 내어 마끼는 일에 주저 하면서 하나 같이 굶주려 기진해 있는 듯 싶다. 더구나 나는 혼자 있는 시간 따위를 도저히 오래는 참지 못하며 건가을 상해 두러눕게 될 때라도 몸보다 마음이 먼저 비참해져 버려 실없이 눈물을 잘 쏟는다. 감상이 상습이며 엄텅나게도 취약해 있는 나 자신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았을 것인가. 사람의 고뇌 중에 그 첫번째가 실로 스스로의 무게요 그 마지막 또한 스스로의 무게일 것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삶에 백가지 고뇌가 따른다고 한들 어차피 그 으뜸은 것은 자기 자신으로 인한 무궁한 회의 또 그 오뇌이리라...

통증에 반항 하는 넋두리

1 나의 할 말들은 길고 검푸른 물 위에 누워 있고 그것을 기러올릴 두레박줄은 아슬아슬하게 모자라는 느낌이곤 한다말은 적막한 손님이며 영혼안에 메아리인 것을...말을 잃어버린 날은 말들의 그 빈집에서 머리채를 풀어 헤치고 만신의 무력감을 핧곤 한다.그러나 침묵의 언어, 무의 언어에까지 찾아와 주는 벗들이 있다. 바람에 내 몸 마끼며 울부짖는 나뭇가지 소리 아침이면 이름 모를 새들의 합창 소리이해에 굶주릴 때, 오래도록 감격해 보지 못했을때, 끝내 누구도 오지 않았다고 외치고 싶을 때, 아직도 삶을 신뢰하며 있고자 한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알맞게 따뜻한 마음, 너무 멀지도 숨막히게 가깝지도 않은 간격을 유지 하면서 어느 작가의 말이 생각 난다. "한 장의 엽서에도 생에의 진실을 드러내어 기록 할 수 있..

밤에는 모든 방이 안으로 잠긴다ㅇ

오랜만에 이층의 한 쪽 벽에 기대어 창으로 들어 오는 으즈음 광선이 비로소 평화롭고 말도 못하게 아름답다. 젊었던 날엔 이 시간을 위해 비장한 한 사랑을 꿈꾸곤 했으나 오늘은 잠시동안의 이 편안감만으로 만족하고 황송하다. 춥다. 역반응과 모순의 넝쿨에서 초록의 순이 뻗어 난다. 긍국적으로 말해 삶에 대한 나의 신뢰는 얼마나 회손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감격과 긍정에 대한 기대는 잠시 가리워 졌다간 다시 살결을 드러낸다. 더러는 햇빛안에, 달빛 안에 떨어 지기도 한다. 그간의 어혈이 풀리고 포도주 같은 핏물이 공기 속에 번져 난다. 이런 때 나는 어쪄나. 사랑의 은밀에 대해 말해 보려한다. "사랑이란 짓거리지 않고선 못 배기는 아내와 같고 잠은 침묵으로 대답 하는 남편과 같다" 는 싯귀를 타골의 글에서 ..

5월에게 안부를 묻는다

얼마만의 안부인가 오월에게 안부를 묻는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일컫는 이 풍요로운 달에 그대들이 받은 축복과 기쁨도 가히 넘치는 것이길 바랍니다. 오늘 그 심정의 기후는 어떠들 하신지요. 백옥같이 (실은 백옥같지는 않았다) 빨아 넌 빨래들은 바람을 안고 햇빛 안에 너을 거리며 해 그림자는 뽀얗게 마른 땅 위에 망사를 덮었을 겁니다. 열어 젖힌 창문을 넘어오는 바람은 갖가지 꽃나무를 쓸어 와 터질듯한 꽃향기를 솨아솨아 뿌려주곤 했을라나. 오후쯤 지나서 몆가지 저녁 찬거리를 사러 갔을 땐 물거픔 처럼 자잘한 땀방을이 머리 밑을 촉촉히 축여 주었으며 그대들은 흘려버린 무언가를 찾듯이 그 몆 번 뒤를 돌아 보았습니다. 거기에도 햇빛이 하나가득 널려 있었구요. 구름 넘어 또 구름. 아득한 날 꽃잎처럼 흘려 보내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