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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래 - 인간선언 / 노래-일어나라 열사여

정태춘 - 일어나라 열사여사랑하는 친구여, 받아 읽어주게. 친구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 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 용서하게. 태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좌석을 마련했으면 내 말을 들어주게.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

김상미 / 함정속의 함정 /Mazzy star - Fade into you

Mazzy star - Fade into you 날씨가 많으 풀린 탓인지 그나마 조금 팔리던 호빵찜기 속의 호빵들은 자신을 댑펴주는 온기로 인하여 볼있품없게 불어 터져 엉엉 울고만있다.밤, 익숙하다 못해 지겹기조차 한 밤.남들은 이 밤에 시인이 되기도 하고 달콤한 사랑도 하고 온갖 공상을 하며 천당에도 가보고 한다는데난 처절하게 웃음을 팔고 있다. 처절하다는 말은 좀 지나치다 싶긴 하지만잠을 자고 있겠구나 코를 골며 혹은 이빨을 갈며 혹은 잠꼬대를 할며. 혹은 달콤한 사랑의 꿈을 꾸며 4시구나 잼이 없는 영화를 한 편 본 덕분에 눈이 아프고 정신이 혼미 해 졌거든.그걸 꾸역 꾸역 본 나도 인내 하나는 대단하다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그리고 토요일 아침 나는 그녀의 이쁜 미소를 보기 위해차의 시동을 켤..

헐거워짐에 대하여 / 박상천/David Broza - In Snow

David Broza - In Snow   맞는다는 것은 단순한 폭과 길이가 같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밀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 없어요, 맞지 않아요. 맞는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 모릅니다.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이제, 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 발을 구부리면 함게 구부러지는 헐거운 신발이 되고 싶어요.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 함민복 / Bob Seger -Turn The Page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우산은 말라가는 가슴 접고 얼마나 비를 기다렸을까 비는 또 오는 게 아니라 비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 내린다는 생각을 위하여 혼자 마신 술에 넘쳐 거리로 토해지면 우산 속으로도 빗소리는 내린다 정작 술 취하고 싶은 건 내가 아닌 나의 나날인데 비가 와 선명해진 원고지칸 같은 보도블록 위를 타인에 떠밀린 탓보단 스스로의 잘못된 보행으로 비틀비틀 내 잘못 써온 날들이 우산처럼 비가 오면 가슴 확 펼쳐 사랑 한 번 못해본 쓴 기억을 끌며 나는 얼마나 더 가슴을 말려야 우산이 될 수 있나 어쩌면 틀렸는지도 모르는 질문에 소낙비에 가슴을 적신다 우산처럼 가슴 한 번 확 펼쳐보지 못한 날들이 우산처럼 가슴을 확 펼쳐보는 사랑을 꿈꾸며 비 내리는 날 낮술에 취해 젖어오는 생각의 발목으..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 기형도 /Amancio Prada - Ay, Quien Podra Sanarme

어느 영혼이기에/ 아직도 가지 않고 문밖에서 서성이고 있느냐,/ 네 얼마나 세상을 축복하였길래 /밤새/ 그 외로운/ 천형을/ 견디며/ 매달려 있느냐./ 푸른 간유리 같은 대기 속에서/ 지친 별들 서둘러 제 빛을 끌어모으고 /고단한 달도/ 야윈 낫의 형상으로/ 공중 빈밭에/ 힘없이 걸려 있다.  아느냐, 내 일찍이 나를 떠나보냈던 꿈의 짐들로 하여 모든 응시들을 힘겨워하고 높고 험한 언덕들을 피해 삶을 지나다녔더니, 놀라워라. 가장 무서운 방향을 택하여 제 스스로 힘을 겨누는 그대, 기쁨을 숨긴 공포여, 단단한 확신의 즙액이여.  보아라, 쉬운 믿음은 얼마나 평안한 산책과도 같은 것이냐. 어차피 우리 모두 허물어지면 그뿐, 건너가야 할 세상 모두 가라앉으면 비로소 온갖 근심들 사라질 것을. 그러나 내 어찌..

술과의 화해 - 강연호 /Sia - Rewrite

나는 요즘 고요하고 섬세하게 외롭다 나는 한때 어떤 적의가 나를 키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더 크기 위해 부지런히 싸울 상대를 만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 그때는 애인조차 원수 삼았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솔직히 말해서 먹고 살만해지니까 원수 삼던 세상의 졸렬한 인간들이 우스워지고 더러 측은해지기도 하면서 나는 화해했다 너그러이 용서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아직은 더 크고 싶었으므로 대신 술이라도 원수 삼기로 했었다 요컨대 애들은 싸워야 큰다니까 내가 이를 갈면서 원수의 술을 마시고 씹고 토해내는 동안 세상은 깨어 있거나 잠들어 있었고 책들은 늘어나거나 불태워졌으며 머리는 텅 비고 시는 시시해지고 어느 볼장 다 본, 고요하고 섬세한 새벽 나는 결국 술과도 화해해야 했다 이제는 더 크고 싶지 않은 나를 나..

홍광일 / 그대 가슴에서 빛나는 별 /Cat power - Living Proof

별을 보았다 그대 가슴에서 빛나는 것은 별이었다 세상에는 없는 것이라고 떠나지 마라 더 이상 길은 없는 것이라고 돌아서지 마라 그대 가슴 무너질 때에도 저 별은 저 하늘에서 빛나고 있었고 그대 마음 헤맬 때에도 저 별은 그대 가슴에서 빝나고 있었으니 그대가 보지 못했다 그대가 보려고 하지 않았을 뿐 별이 빛을 발하는 것은 저 하늘 그대에게 보여 주는 아름다운 진실이니 그대 품으라 그대 가슴으로 저 별빛을 안으라 그대 그렇게 빛나게 될 것이니Cat power - Living Pro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