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 오 고양이!/Jon and Vangelis- Missing
손가락 끝에서 피 한 방울 받아 현미경에 얹는다 보세요, 당신의 적혈구들이에요 몸 밖에서 나를 쏘아보는 내 피 한 방울 수백 마리 고양이 눈알을 삼킨 듯 검사실의 모니터가 오글거리는 눈동자로 발광을 한다 어느 산길에서 갓 낳은 산고양이 두 마리를 보았다 어린 고양이들 혀를 내밀며 가을볕을 냉큼냉큼 받아먹고 있었는데 이뻐서 그저 무심히 쓰다듬었던 노랑털 어린것은 다음 날 죽어 있었다 어린것의 몸에 밴 사람 냄새에 어미는 새끼의 숨통을 끊어놓고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한 방울 피가 방주를 밀어 올리며 범람하는 모니터 안, 싸늘하게 식은 어린것의 눈알과 제 새끼의 숨통을 끊어놓을 수 밖에 없었던 어미의 눈알이 나를 노려본다 어느 깊은 새벽 검은 도독고양이에게 돌팔매질을 한 적 있다 밤마다 쓰레기 더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