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내부/최금진 벌레 먹은 꽃잎 몇 장만 남은 절름발이 사내는 충혈된 눈 속에서 쪼그리고 우는 여자를 꺼내놓는다 겹겹의 마음을 허벅지처럼 드러내놓고 여자는 가늘게 흔들린다 노을은 덜컹거리고 방안까지 적조가 번진다 같이 살자 살다 힘들면 그때 도망가라 남자의 텅 빈 눈 속에서 뚝뚝, 꽃잎이 떨어져 내린다 작가들의 글/내 영혼을 살찌워준 詩 2011.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