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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절의 구실

지난 세월 .. 사실 너무나 까마득해 기억도 가물가물한 생대구의 뿔다구 같은 심해의 추억들이 이젠 퇴행성 추억질환의로 조금씩 나의 세상에서 살아지려고 하는 지금의 내 생활. 난 다시 탄광촌에서 입었던 땀에찌든 작업복을 생각해 본다. 언제나 탄먼지로 무장을한 막장 안에서 공차를 끌고 돌아오던 그들의 등에는 동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날카로운 삶의 처절함을 오후 날선 햇빛을 받아 마치 중세의 전투복처럼 반짝이고 있었던 ... 그 작업복 아크레의 살육을 금방이라도 끝마친 듯한 알수 없는 비린내를 동반하며 그들은 매일 새벽마다 중새의 까마득한 막장안에서 그렇게 전쟁을 치르고 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시민군들이엿다. 하지만 그렇게 매일 처절하게 벌이는 전쟁만큼 일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 목숨을 걸고 막장에 들어가 돈푼이..

새벽과 시작은 동의어이다.

심산의 유곡에서 허덕이며 육체도,정신도 만진창이가 되어 지내온지도 근 한달이 되어간다. 왜, 나도 모른다. 아주 오래간만에 글 한 줄 써 보려고 술 한잔을 빌려 의자에 앉았다. 감성이란 놈이 절실 해서 이다. 무얷을 쓸지는 나도 모른다. 그냥 머릿속에서 나오는 대로 써 내려 가 볼까 한다. 시작의 의미는 새벽의 의미와 동일 하다. 밥중에라도 결정 짓고 즉시 시작 한다면 그것은 홰를 치는 첫새벽 되는 것이다. 정년 그건 새벽이다. 무더운 여름밤, 잠도 설치고 번민의 늪에서 허위적 거리던 내 육신이 땀에 젖어 긴 머리채를 냉수에 감아 행구고 손을 모아 태초이 할배와 할미에게 기도 드린다면 필시 그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며, 소망과 결정을 들어 올린다면 그또한 푸드득거리는 날개짓으로 여명의 하늘을 날아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