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에 한없이 물이 괴듯이 공기나 바람에 있어서도 뒤를 이어 솟아 나는 무량의 근원지가 있을것 같다.
공기 오염이 없는 전원이나 싱그러운 나무들이 혜치고 들오 서는 산길에 이르면 혼탁한 두뉘가 수저어럼 닦여 지며
바람의 단맛과 대기의 자영분도 금새 알아 차리리라.
사람의 신생아처럼 바람에도 지순무구한 탄생들이 즐을 이을 것이며 거기에는 아마도 성지겠거니 여겨진다.
갓 태어난 바람들을 만나고 싶어 나는 조금 전에 내 집앞 산을 올라 갔다 내려왔다.
멀리는 갈 수 없고 간혹 밤글에 지치거나 밤 사진 작업에 지쳐 가슴이 죄여 들거나 하면 집앞 산에 올라가 몆번 심호흡을 한다
우람하게 솟아 있는 은행나무, 감나무, 호두 나무, 이름도 모를 나무 위로 웅려한 바람들이 아늑히 얹혀 그 위의 억만 별떨기로
부터 뜨거운 숯불의 불티들이 날아 버린다.
어떤건 나의 심장 한가운데에 닿아 내힘을....
갑작스런 전률이 온 몸에퍼진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 옛날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의 연밀한 동일성을 헤집어 바라보게 된다
몸은 늙어 가고 주변의 가구나 소지품 그리고 나의 짚차도 낡아 졌지만 유독 옛날과 지금이 변함없는건 날마다의 청신한
새 감수성 이것 한 가지 뿐이다.
내겐 재능이 없고 사진과 글 나부랭이를 하고 있으나 학문적 체계랄것이 별반 없으며 전문의 태두리도 매우 좁다.
이제 체질마저 몹슬 체질이 되어 가고 있는걸 보며 어느 한가지 변변한게 없다.
그러에도 그런 사람들의 말석에 있어 온 건 내 안에 무궁한 감동과 전신의 모세혈관까지 전류가 흘러드는 불로의 감수성 탓인것 같고
이건 어느 의미에서 형벌 같은 고통이 되어 오기도 했다.
어떤이는 내게 그런다 재주가 참 많다고 못하는것이 무엇이냐고 과연 그런가?
연모를 품기라도 했던 한철엔 그 형편이 나에게 머무는 동안 너무나 깊이 응감의 칼 끝이 닿아 와서 음악 조차 들을 수 없었다.
자연도 그랬었다.
쓸쓸하고 위대한 자연, 내 영혼과 올올이 핏줄로 이러진 그 거대한 인격체 .
구름, 바람, 시냇물, 비와 눈과 안개, 별, 노을, 바다, 돌, 그리고 내 사랑을 먹고 숨을 쉬여아 하는 꽃.....
그 하나 하나가 대단한 위력으로 나를 휘어 잡고 감격과 감동의 열병 치례를 시키고 있다.
정말 묘한건 내 미약한 존재의 어디에서 그리도 한없는 새 감격과 날마다 부풀어 오르는 감수성이 이어지곤 하던 것인지.
날마다 글을쓴다 그러나 그 글들은 날마다 활자화 되어 세상에 태어 나질 못한다. 그렇게 쓰다 지치면 작은 앞 마당에 나가
잠시 별을 본다. 별에서 쏫아지는 금빛의 눈을 온몸에 받으면서 나는 다시 기뻐진다.
별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별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꽃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진실로 사랑 한다.
이것을 따라 오는 모든 고뇌와 갖가지 비극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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