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 감정노동이다

24번 국도 끝 그리고

ivre 2011. 8. 12. 14:24

24번 국도 끝에 있는 방파제 풍경 도착한 시간이 오후6-7시 경 인듯 했다 24번 국도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몇몇의 음식점과 한개의숙박업소(어쪄면 두개인지도 모른다) 잘 정돈된 화장실 그리고 어디까지 뻩어 있는지 모르는 해안도로(그 안에 군부대가 있는듯 했다)이 사진은 새벽에 찍은 사진이다 일물은 있는데 일출은 없는 동네.일출을 기대 하고 카메라를 들고 나왔으나 기다려도 기다려도 일출은 커녕 똑딱배 하나 지나가지 않는구나. 여기까지 왔는데 이놈에게 아무것도 내 놓지 않을 샘이냐 24번 국도 이눔아, 좋다 니가 안 준다면 내가 억지로라도 만들마. 그렇게 찍은 사진이 묶여 있는 배 한 척과 밴취하나 그리고 가로등과 방파제다

도착하여 이것 저것 구경 하는중에 작은 어선이 한 척 들어 왔다 그리곤 그 어부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자신이 잡은 어획물을 마치 전리품 처럼 당당하게 콘테나에 담는다(제주에선 저 프라스틱 통을 콘테나라고 불렸다 미깡(밀감)수확할때 저 곳에 담아 운반을 한다) 저 물고기의 이름은 민어이다 저 물고기를 보며 어느 여인은 잉어라고 하더라 그를 반히 처다 보며 한마디 던졌다 "잉어도 바닷물에 삽니까?"

어느샌가 그 민어는 다른 사람과의 흥정에 의해 그 근방 횟집 아저씨의 수중에 넘어 갔다. 저놈은 필시 오늘밤 혹은 내일 미식가들의 입 속으로 들어가 그 미식가의 혀를 애무해 줄것이고 그 애무는 이 24번 국도 끝의 추억이 되어 오래도록 혀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저 민어는 내 혓속을 애무해 주진 못했다 (너무 비싼 관계로) 그러나 운이 좋게도 매운탕을 시켰는데 저 민어라는 놈이 그 날 매운탕 재료로 쓰여 그나마 혀는 아니더라도 내 목구녕에 충분한 만족도를 주었고 그 목구녕의 기억은 오래 오래 내 혈관을 타고 다니며 나를 위로해 줄것이다.

이곳은 진도 대교를 가는중에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온 배 한 척이 있었다. 여러분들도 잘 알겠지만 통영에 거북선 한 척이 있다. 그런데 이곳도 멀리서 보니 거북선인듯한 것이 하나 있었다. 어? 여기에 왠 거북선 하고 차를 돌려 들어온 곳이다. 막상 들어와 보니 이곳은 이순신 정군의 피와 땀이 어려 있는 우수영 이라는 곳이였다 그리고 내가 멀리서 보던그 거북선은 명랑해전으로 유명한 울돌목을 왕복 하며 관광객들의 해상 여행을 돕는 여객선 이였다 울목도는 물이 울고 도는 목이라고 해서 울목도란다

진도 대교 전경 뒤에서 찍은 장면

앞에서 찍은 장면

바로 앞에 보이는 아저씨의 떵배가 무척이나 부러웠다. (고백 하자면 저 많은 사람을 찍은 이유는 저 아저씨의 떵빼를 찍기 위한 위장술 이였다 감사 합니다 여러분 속아 넘어가 주셔서. 푸하ㅏㅏㅏㅏㅏㅏ

친절한 어부 아저씨 하루에도 몇번씩 이 배를 볼텐데 저 아저씨 작업 와중에도 내게 손을 흔들어 주셨다. 내가 손을 흔들어서 일까? 아님 다시 이곳에 와 주십사 하는 애향심이 불타서 였을까. 그건 중요 하지 않다 난 적어도 그 날 본 사람중에 가장 아름다운 아저씨 였다. 감사 합니다 아저씨 답례 해 주셔서 이렇게 진도 여행을 마치고 나는 해남 끝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