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들 (배경음악 Christy Moore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외4곡)
작은 창문 틈으로 내다 보니 하마 햇볕이 저 바다를 덮고 공평한 기름과도 같다. 가을이라고 하는 말, 그 얼마쯤은 해픈 관념이 새삼 신선한 응감을 불러내면서 덤쑥 손을 잡는다. 하늘은 이상 하게도 하얀 빛깔이다. 그렇다고 찡하나 냉기가 도는 그런 차가운 순백이 아니라 푸집하니 부피를 포개고 있는 유백의 그 흰 빛인 것이다. 구름이 솜실처럼 풀어져 청청한 하늘빛을 한겹의 명주 포장 처럼 가리우고 있는 것일까. 아무튼 이렇게 흰 하늘은 이적지 본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빗을 집어다 머리를 빗질 한다(여자로 오해하기 딱 좋군) 눈시울 안에까지 연신 햇살이 스미어 온다. 눈속깊히 어떠한 감각이 잘 알 수는 없으나마 거기 맨 밑의 그 남김 없는 가장자리 빛은 달아 내리는가 싶다. 대충 머리를 동여 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