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낙서도 감정노동이다 78

고독의 심연에까지 손끝이 닿아 보고 싶었습니다. (배경음악 Lhasa - My Name)

정신을 혹사 하는 데 비해 그 심정이 쓸쓸할때 언제나 바쁘게 자기를 돌 볼 사이 없이 지내면서 마음 속은 노상 비어 허전하고 때때로 미칠것 같을때 나는 자주 감상에 잠기게 되나 봅니다. 바쁘면서 쓸쓸하고 추우면서 쓸쓸하고 언제나 멋대가리 없는 내 바지 자락에 붙어 다니는 집착스런 고독을 어느 땐 빈 방에서 어느 땐 사람들이 많은 한길에서 덥쑥 정면으로 안아 버릴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별볼일 없는 글 나부랑이를 쓰면서도 울컥 핏덩이 같은 고독이 치밀어 오르기를 잘해 정녕 어이가 없어 환장할 노릇 입니다 지금 이 방은 모든것이 어수선하며 밤도둑이 들어와도 탐내어 집어 갈 것이 없을 정도로 납루한 것들 뿐이며 담배 냄새로 찌든 두평 반 남짓한 ..... 허기야.... 고독의 넋두리 따위는 이미 낡고 낡은 얘..

가을에 쓰는 흐린 낙서 (배경음악 10.000 Maniacs - Dust Bowl)

만조 되어 기슭에 돌아오는 물처럼 세월의 백사장를 쓸며 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 물을 앞질러 먼저 해안에 드러눕는 가을, 큰 키로 일어서면 하늘 꼭대기까지 닿는다 천지간에 수북이 담기게 된 가을이 나의 온 몸에 청량한 물방울을 끼얹는다. 머리를 감아 빗고 전축 판을 올리는 기분으로 파일을 틀어 본다. 해이에 얹혀 출렁이면서 오는 음악의 범람 이내 젖어서 젖어서 못 견디게 된다. 이 물줄기를 타고 아무 전류나 와 버리면 어쩌나? 삽시의 감전으로 온 세상의 가을이 모조리 불 붙으면 어쩌나? 해마다 첫가을에 간직한 색칠을 하듯 계절의 설레임이 번져 오곤 했는데 이 때문에 병이 또 깊어 지면 어쩌나? 갈수록 내 감정은 익어가고 달가와져 너무나 쉽사리 선정의 전기줄에 감겨 버린다 두 손을 활짝 펴, 박제의 나비 표..

누군가의 영혼을 원할 때

"그대의 영혼을 나에게" 쌩뚱맞기로 일각연이 있는 내가 오늘도 역시 쌩뚱맞은 소릴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게 무슨 말인가. 어설프고 낯이 선 이 말이 무슨 뜻이란 말일까. 그런데도 또 이와 같이 말한다. "그대의 영혼을 나에게" 이건 이방인의 소리란 말인가. 하지만 말한다 삶의 마지막 말처럼 그동안 사람의 눈시울이 너무나 말라 있었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모두 함께 울자. 어치피 좀 울어야 할 판국이었거든 여기 모여 커다란 합창처럼 울자. 뿔뿔이 흩어져소 울지 말고 패전한 운동선수들처럼ㅅ로 두 팔을 얽어 안고 뜨거운 동그라미가 되어 울어 보자. 인색하게 찔끔 거리지 말고 펄펄 끓는 더운 눈물을 폭포수 처럼 쏫아 내자. 빌어먹을.. 헌데 참 이상하지. 띰밴 몸뚱아리들이 갑자기 측은해서 못견디겠는 기묘한 충동으로..

초록 물고기 (배경음악 Chloe Goodchild- Kyrie)

살아가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진리들이 있다.. 그렇게 의식속에 자리잡은 진리 중 하나는.. 한가지 소중한 것을 얻는다는 것 글세...... 그 어떤 소중한 하나를 잃게 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슬쩍 아무것도 모르는 듯 외면하던 내게..새삼.. 초록물고기는 넌지시 물어온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고 있느냐고.. 막둥이가 보았던 초록물고기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를 보내고 살아남은 이들이 잡아올린.. 초록물고기는 또 무엇이었는지.. 감독은 조심스레, 하지만 참 아리게.. 그렇게 우리에게 던져놓는다.. 살아간다는 건 그런거라고... 그런거라고... 이 창동 감독은 잔인하다.. 세상의 복판을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영화 속 모든 삶들속에.. 결코.. 한치, 동정의 시선조차 보내지 않는다.. 막둥..

회색 글씨의 낙서.. 배경음악 Antiphone Blues- Largo..외1곡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더냐.. 저 비가 밤에 오지 않아서 말이다 깊고 깊은 우물 이 빛 없는 물 밑이 끈끈한 물풀이 더욱 나를 밑으로만 잡아당긴다. 아찔하다. 그래서 파멸한다 지금 곳. 이우스꽝스러운 몰골을 어디에 숨길까 .이띠금 사랑 같은게 붉은 상채기 처럼 다시 뿜어 올라 마치도 스스로 피에 흐르는 산양의 흰 털처럼 세삼 처절한 것을 . 건조한 채념, 그 한가닥 뿐 이렇게 참담하고 차가운 체념도 있었던가고 새삼 눈을 크게 떠본다 목아지까지 오른 물이 목을 지나서 눈과 귀마저 물속에 담그려 할 땐 고요히 차갑게 생명을 단념 한는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다. 아주 꼭 그렇다 그리고 그만이다. 아무것도 안남기고 끝나는 시시한 신파와 다를 바 없다 하나의 목소리가 내 감정이 문 앞에서 와서 나직이 내 ..

흔들리지 않는다 신망은 (배경음악 Chloe Goodchild- Self Inside Self)

"당신을 위로 하지 못합니다" 이 말은 어느 뛰어난 설교가의 저서에서 읽은 한 귀절이지만 반드시 옮게 말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본다 우리는 분명히 위로를 받고 있으며 때로 그 위로는 흡족할 수량으로 도도히 흐르는 큰 강을 이루기도 한다. 그 사람 때문에 기쁘다는 이런 마음이 불시에 백만의 등불을 켜고 세찬 전률의 희열로 부풀며, 훈훈한 수증기가 안개같이 또는 붐아지랑이 같이 서로 오를때도 있었으니까. 어느 떈 소중한 사람이 우리를 버리고 멀리 가벼렸으며 그 때문에 비탄의 수렁으로 굴러 떨어졌었찌만은 우리의 생명이 다하기 전에 다시 돌아와 주었다면 이 얼마나 위로요 축복이란 말인가. 받아 들이는 일이 하나의 융단이라면 돌아오는 일은 그 이상의 용단이 줄 안다. 자존심을 꺽고 그 사람을 다시 맞는 일에 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