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낙서도 감정노동이다 77

남자의 생각과 여자의 생각.(배경음악 \Niamh Parsons - Black Is The Color외5곡

사내는 치기가 늦도록 가시지 않아 나이를 먹어도 성인이 못되는 이가 많다고 한다. 철들자 노망이란 말은 아무래도 남성을 빗대서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되어진다. 공연한 허세, 즉흥적 선심, 죄없는 자만심 등 어린애스러운 취미가 많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데에 사내의 천진성이 있고, 여자에게는 찾아 보기 힘든 수더분한 온유를 찾아 볼 수 있을것 같다 고백하자만 사내의 성품은 취약하다 우선. 남자들이 취하는 방어엔 반드시 한두 헛점이 있다. 그래서 여자들이 무서워하지 않는건지도 모르겠지만 (훌쩍) 사내는 사실에 있어, 여자 보다는 훨씬 무섭지가 못한 족속이다. 아무리 사나운 분노로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얼마간의 유예만 주어진다면 반듯시 그 노여움의 한 귀퉁이를 뜷어 놓을 자신이 있다라고 대다수의 여자들은 생각할 ..

설익은 관념의 숙취 (Anouar Brahem Trio 외1곡)

노상 어둡고, 속에서 무너지고, 곧잘 욕구에 몸을 태우고, 배고픈 들짐승 같고 남의 사람에게 도벽의 충동이 생길까 겁을 먹는, 재능도 없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이 어설픈 놈. 사람은 누구나, 무엇으로든 빚어져야 한다. 나도 내 자신을 던져 놓고 기필코 무엇인가를 빚어야 한다. 언제나 내 그릇에 차고 넘치는 고뇌, 항시 열 손가락을 감아 쥐고도 남는 모순, 하면 그것들의 전량도 나는 다 깨물어야 한다.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주 맛이 있다는듯이, 내 남은 고뇌로 마저 사미고 미혹의 실뭉치도 이를 올올이 수습해야 한다....... 그런 다음 또 하늘을 봐야지, 사람은 누구나 사랑 받기를 원한다. 이처럼 눈물겨운 일도 드물지 싶다. 아니 이때처럼 착하고 유순해 지는 적도 없지 싶다. 그러나 이 일..

가버린 그러나 다시올 겨울새의 날개에게 (배경음악 child of the moon - mandragora scream)

누군가 그런 말을 했다. 겨울 하늘을 높히 날 수 있어야만이 진정한 새라고. 날개 끝에 무수히 바늘 꽂히는 냉기를 떠받고 바르며 아름답게 몸의 평형을 지탱하며 나는 그 유연한 날개짓. 사람이 다다르지 못하는 아득한 공중을 날아, 눈 덮힌 준령을 넘어 오는 새들의 날개짓, 하기야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눈떠 있었을 그 날아 오름이 혼백을 누가 막을 것인가. 그러나 생각해야 할 바가 있다. 새들은 그 나름의 전역을 다해 날고 있으며 사람들 역시 그러하다. 저마다 혼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이 공통점에 목숨을 지니는 자들의 뜨거운 공감이 있지 않으랴. 천진암 깊은 산중에 한 수도단체가 들어서게 되면서 연수한 수녀 한 분이 힘겹게 서울을 왕래한다. 하루에 한번 왕복도 벅찬거리인 걸 두번을 다녀갈 때가 있다고 하며 사라..

고독한 낙서

시지프스라는 사나이가 있다 그는 산 밑의 바위를 산 위까지 끌어올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바위는 산꼭대기에 이르는 순간에도 산 밑으로 굴려 떨어진다. 시지프스는 신기슭까지 내려와서 또다시 바위를 끌어 올린다. 그러나 돌은 아래로 떨어진다. 거듭떠밀어 올린다. 올린다 떨어진다. 이 노동엔 끝이 없다 수십 수백 번을, 그리하여 죽을때까지도 되풀이 해야한다. 이건 형벌의 사실이여서 풀려날 도리가 없다. 산위의 바위는 단지 떨어지기 위해서만 있고 산 밑의 바위는 오직 올려 놓기 위해서만 있다. 그의 돌은 사상을 지니는 돌이다. 영원한 노동이라는 바로 그 사상이다. 수난의 사나이 시즈프스여, 그대의 눈빛을 보자 짙은 남빛의 고뇌와 투지를 읽어보자 그러나 그대만큼 시정(詩情)의 그네줄을 타는 사람이 또 있을것 같지..

여보게 나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워 보지 않겠는가 이런 음악을 들으며 말일세 배경음악 / Abraxas - Moje Mantry

새벽의 약속이 없는 밤이 있다곤 생각지 않는다. 갑자기 칠흙의 어둠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더라도 반드시 그 다음을 이어 다른 돠장이 또 오고 있음을 믿을 일이다. 어둠 하나만이 다니는 그런 어둠은 있을 수가 없다. 어둠 하나만이 혼자서 다니는 그런 새다조 역사도 의심없이 믿는다. 하나의 고난이 찾아 올땐 적어도 고난의 극복이라는 과자가 함께온다. 여기서 고난의 가치가 생겨난다. 고난의 사상이, 또한 그 딘 목사이 따라 오며 생각지도 못했던 고난의 진진한 심현이 펼처진다. 고난이 낳아 주는 새 관념의 눈부신 신생아, 고난의 알몸이 산욕에 드러누워 그 분신을 분만함을 지켜 볼 일이다. 삶의 도장에서 삶의 교서에서 이 순서를 잘라 버리기만 한다면 생명의 근력과 미학은 어디에서 솟을 것인가. 조금 더 생각해 보..

사내여! (배경음악 Matthews'Southem Comfort - The Watch)

사내여,그대의 속마음을 비추는 벌거벗은 황촉 앞에, 기도가 끝난 후 빈 예배당의 쓸쓸한 제대 모습이 고요히 비쳐 오르는 기간을 나는 안다. 시든 꽃가지에서 죽음의 향기를 맡는 듯이 그처럼도 지쳐 있는 그대의 육체와 피로한 정신을 안다. 또한 혼신으로 안겨 들 수 있는 따습고 한결같은 포용에의 눈물겨운 목마름을 진정 다 알고 있다. 생명을 앓고 있는 이여,사랑을, 사랑 중에도 뼈마디마다 아파오는 비련을 앓는 이여,불로 구워서, 몇 번이라도 불로 구워서 두드려서 만드는 시련의 구리 기둥을 보아라.가시덩굴에서 피는 장미를 보아라. 눈부신 그 기쁨을 보아라. 사내여, 빛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기쁨도 많이 남아 있다 자유로운 예술심도 애무할 수 있는 상냥함도 기도의 말들도 그리고 바람과 별들과 친구들이 남아있..

궁리 (배경음악 Andreas Scholl - She Moved through the Fair (Andreas Scholl - Wayfaring Stranger..중에서)

여자는 사랑해 주려고 했고 사실상 사랑하고 있었는데 남자에겐 부자유한 고삐와 같다고 하면 이렇듯 엄청난 부조리에서 우리는 먼저 무엇을 고쳐야 합니까. 남자의 성품? 여자의 집착? 아니면 양쪽을 반씩 고쳐야 합니까. 아니면 그대로 내버려둬야 합니까. 하루 왼종일 내리는 저 비를 바라보며 오늘은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난 이런 생각에 도달햇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고쳐야 한다고..... 왜냐하면 고치는 그 자체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것에 맞추어 주는것이, 되도록이면 갖고 싶어 하는 것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선물의 예절이기 때문 입니다. 타산을 초월해서 밑져주면, 분노를 누르고 견디면, 유순한 자애를 배워 기다리면 끝내 저들이 다시 돌아 오고 저들(남자)의 영혼을 여자의 가슴안에 기항(寄..

이것이 일인분의 고독일까? (배경음악 Iren Reppen - Ikke En Kjaerlightssang)

고독은 비와 같다. 저녁 비 바다에서 올라와 먼 평애에서 언제나 고독한 하늘오 올라 간다 그리하여 보로소 도시위로 떨어진다. 저녁 으스음 비는 내린다. 모든 거리가 아침을 행할때 아무것도 찾지 못한 육체와 육체가 실망하여 슬프게 헤어져 갈 때 그리고 시새우는 사람이 함께 하나의 침대에서 잠자야 할때 그 때 강물과 함께 고독은 흐른다. 위의 글은 릴케의 시 이란 작품명이 붙어 있다. 방금 일어난 몸으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전화의 후유증일까. 난 가까운 바다를 응시하며 불현듯 이 시가 생각났다. 계절은 어느덧 간사한 살깟이 느낄만큼의 가을로 가을로 접어 들었다. 초록도 고비를 넘어 지친듯이 검푸르며 그 끄트머리는 태양의 열이 부산한 당근질로 지지는 것도 이제 그칠때가 된것 같다. 더는 내어 디딜 수 없는 ..

모습들 (배경음악 Christy Moore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외4곡)

작은 창문 틈으로 내다 보니 하마 햇볕이 저 바다를 덮고 공평한 기름과도 같다. 가을이라고 하는 말, 그 얼마쯤은 해픈 관념이 새삼 신선한 응감을 불러내면서 덤쑥 손을 잡는다. 하늘은 이상 하게도 하얀 빛깔이다. 그렇다고 찡하나 냉기가 도는 그런 차가운 순백이 아니라 푸집하니 부피를 포개고 있는 유백의 그 흰 빛인 것이다. 구름이 솜실처럼 풀어져 청청한 하늘빛을 한겹의 명주 포장 처럼 가리우고 있는 것일까. 아무튼 이렇게 흰 하늘은 이적지 본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빗을 집어다 머리를 빗질 한다(여자로 오해하기 딱 좋군) 눈시울 안에까지 연신 햇살이 스미어 온다. 눈속깊히 어떠한 감각이 잘 알 수는 없으나마 거기 맨 밑의 그 남김 없는 가장자리 빛은 달아 내리는가 싶다. 대충 머리를 동여 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