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낙서도 감정노동이다 77

세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의 이야기4 (배경음악)Madredeus - Na Estrada de Santiago.. 외 6곡

슬픔은 그리도 많은지, 목마름은 그리도 많은지, 진정 혼자의 시간이 무섭고 한번씩 나의 영혼이 전률하듯 처참히 소스라칠때가 있다. 언제나 우리를 돌보시며 함께 하신다는 성서의 신이 아니고 사람이 그래 줬으면 좋겠다. 니미럴..... 사람이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사랑 하며 내가 간망 하는 한 사람이 내 옆에 늘 있어 주고 산울림처럼 내 마음에 어김 없는 대답을 들려 줬으면 좋겠다. 하기야 이건 모두 사람 그 누구나가 가슴에 품어 절절히 갈구 하는 가장 보편적이며 기본 적인 욕구일것을 모른다 하지 않겠지만, 저마다에 있어 새삼 아프고 심각 하여 마치도 무류의 진실처럼 모든 비교를 초월해 통열히 불타는 무서운 염원이라 할 것이다. 어져면 평생을 지속하는 서러운 집념 이라고도 할 것이다. 인간의 통례라 할 이 ..

오늘 보고 싶은건 하늘까지 맞다은 그 수평선이였다.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 할 만큼 둘은 한가지 색조에 풀어져 시야의 끝머리에 가로누워 있으리라. 그 꿈속 같은 광경을 능히 현실 인듯이 상상해 낸다. 한 필의 연이은 비단 피륙처럼 머리 위 공중에서 아슴푸레한 저 편까지 거대한 포물선을 그으며 높히 멀리 이어져 있을 수평선을 눈에도 굶주림이 있어서 오랫동엔 못본 것에게 목마름을 탄다. 매일 보는 바다임에도 언제쯤 수편선을 봤던가 싶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실개천 같은 느낌 뿐이다. 그 기억을 떠올리기 조차 어려운 지경에서 나는 오늘 불현듯 치받는 충동에 겨워 간절히 내가 아는 바다 생각에 집중 했다 제주도에서의 17년 작은 보트를 타고 바가 한가운데로 나가 작은 여에 올라 낚씨를 하며 보던 그 바다. 너는 어디 갔느냐, 언제나 생각 하는 일이지만 ..

바람이 투명해질수록 가슴은 더워진다

바람이 투명해질수록 가슴은 더워진다 늙은 산누에가 제 발자국 지우며 함께 보낼 시간을 엮는 저녁 언약을 속삭이는 잎새에게도 무리지어 솟구치는 새들에게도 나는 작별인사를 건네지 않는다 여문 씨앗을 알뜰히 버린 빈 숲에서 다만 겨울나무가 되어 휘파람을 불 뿐이다 금기를 누설하지 않는 그믐 밤 말을 건네 오는 묵은 별들에게 사랑의 상흔을 보여주며 기다림을 견딜 것이다 숲이 나누는 바삭거리는 이야기들이 입김마다 얼어 서리가 되는 새벽 한 겹의 나이테를 껴입으며 내 몸에 깃을 치던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 볼 것이다 겨울이 이울도록 산누에나방은 고치 속 두꺼운 어둠을 씻어 옷을 짓고 몸이 어는 동안 깃을 드리지 못할 삭정이를 부러뜨리며 나는 지독한 그리움으로 노래할 것이다 뒤꿈치가 밀림에 닿아 있는 바람 냄새를 맡고..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의 노래5

어제의 글을 다시 이어 써 본다. 독버섯으로 불그러져 솟아나는 고독도 아침저녁 물 주는 화초로 알자커니 ........ (생략) 이 시 역시도 토막 토막만 기억 난다. 누구의 글인지도, 제목이 뭔지도 그리고 무엇 보다도 지금 이 대목에서는 제목따위는 중요 하지 않다. 저 심정을 헤아려 보자는 것이다. 차라리 고독도 나무처럼 키워 보자는 꿈을 보듬는다. 쾌적한 풍토로 가려서 심어 주고, 구김살 없는 하늘을 향하여 실컷 손을 뻣게 해 준다면 어떨까. 필경은 고독도 하나의 은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갈구 하며 접근하는 일도 고독의 소치요, 나아가 인간이 신께 바치는 뜨거운 갈원의 부르짖음도 실은 고독의 목소리라고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고독이 사람을 떠났을 때 사람은 신을 망각하고 그 이웃을 저벼렸었다...

세 번째 줄에서 덜어진 광대의 이야기4

어제를 이어 다시 이어가 볼까 한다. 오히려 안식에 겉은 허허로이 벗고, 속으론 푸르디 푸른 나무의 넋과 무성한 생명의 거창한 의지를 거두어 억센 발등에 드리붓는 늠름한 자족을 부러워 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사람이 낙엽을 외롭게 보는 것은 저들 사람이 외로운 탓이요, 사람이 낙엽을 허망하게 보는 것은 저들 사람이 스스로 허망에 겹기 때문이다. 태초의 할배와 할매가 배프신 은총의 향연은 언제나 식탁처럼 많은 이를 부르고 있다. 하면 신록도 이 은총속에 있었고, 낙엽역시 신비한 은고의 태두리 그 속에 있다. 곧잘 여기서 이탈하고, 자주 이 곳으로부터 추방을 받는 일은 추녀 밑에 죽어 있는 새나 노변에 구르고 있는 낙엽임에 앞서 바로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는 인간, 그들이 아닐까보냐. 요즘 유행이거 난무 하는..

세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의 이야기3

엇그제 아들놈이 회식하고 남은 맥주 한 병을 가져 왔다. 하이트 1.6리터짜리. 적당히 취기가 온다. 마지막잔인듯 하다 이 잔이. 기특하구나 아들. 고맙다 니 덕에 이런 싯귀가 생각난다. 아침엔 나뭇가지엔 빈 잠자리 연한 자욱만 남고 피 한 방을 번진 듯한 다갈빛 잎새들은 차건 땅 위에 눈을 감았구나 이러한 시 한 귀절을 입속말로 외워본다. 그런데, 빌어먹을 시 제목도 시인의 이름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낙옆은 철새인 양 오는 엄숙한 애상, 매양 엇비슷한 눈매의 사변을 일깨우며 우리의 가슴으로 날아 들기도 한다. 마치 잠을 청하며 오는 나비들과도 같이, 만산 낙엽이요 골짜기마다 덩그러니 낙엽의 더미다. 도시의 가로수도 저마다 조락을 견디며 서 있고, 아파트 정원의 수목 또한 며칠 새 껑충하니 여윈 목덜미..

단상

나의 주변엔 늘 손에 잡히는 것이 있고 실감은 나지만 잡을수가 없는 것들이 있다.. 그 중 어떤 것에 나는 집착하고 고민하는가... 사람들에 둘러싸인 일상과 일들.. 그리고 고민과 사랑... 인간을 인간답게 주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고마운 고민과 결실들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를 즐겁게 해주지만... 때론 그 전시되고 각인된 일상으로 인해 심한 무력감과 답답함 또한 진정으로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인훈은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그렇게 훌륭하게 만들어준 역사적 추억이라는 것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오늘도 손으로 연신 매 만지며 때를 빼내고 심지어 광을 내야만 하는 그런 살붙이같은 자신만의 존재감이라고 말이다. 나는 그 말뜻을 백번 이해했다. 실감했다..... 우리가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강물 ..

그 놈

1 그놈은 맹목적인 열에 안긴다. 그림자도 없이 도무지 그놈만이 불타는 외로운 열에, 지치고 소모되고 이렇게 날마다 간다. 2 그놈은 식어버린 잿덤불 속에선 가녀린 풀잎 하나 솟아나지 못하리라고 불길한 주언처럼 말해버리고 만다. 3 밤이 깊다. 머리를 풀고 달랑 하나인 전등을 끈다 4 신문을 봤다. 거기엔 죽은 그놈들의 얘기가 나 있었다. 정신으로 죽은 그놈들. 읽을수록 그건 불쌍하다. 5 그 심산유곡엔 산 이도 죽은 이도 없고, 여름이 벗고간 날개 옷들이 바람에 너을대는 잊혀진 연과도 같았다. 계절의 추위를 통해 손 펴시는 태초의 할배 할매의 섭리의 역사가 어느 질서 안에 조용히 음직이고 있었다. 6 빙설이 알프스를 넘던 보나파르트 네폴레옹, 그의 이름이 광고에 끼어 나온다. 심야, 거대한 허무가 가슴..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의 이야기3

눈벌에 모닥불을 피웠다. 더는 갈 길이 없는 땅끝의 설월이라 여기며, 처염한 꽃 무더기, 삭풍에 꽃잎들 찢기우듯 갈라지며 타오르는, 아프고 선연하고 어쩔 수 없는 불을 일구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 턱 없이 길이 열려 매양 기구한 인연이 영근다는데 겨울 성묘길, 연실인 양 끊어진 연분 앞에 미친듯 목이 메는 애경의 한 마음뿐. 진흥의 불살은 벌거벗 채 비릿하도록 타오르고, 넘치어 한가운데서 떼밀어 내는 불내음이 검푸른 명주실을 뿜어 어지럽다. 천천히 소심스레 몸을 푸는 주황빛 노을, 밤이 와도 또 와도 그건 정겹고 느긋한 악수일 따름이리. 묘지의 일모 눈위에 솰솰 시간이 부스러져 또 한 겹의 싸락눈으로 내리고, 눈과 볼이 짜내는 한 폭 피륙 위에 상한 날개를 떨구는 몇몇의 새떼들, 살아 생전 내 어머니의..

부재의 유한은 어디에도 없다.

체질에 이변이 온다. 심장 정수리에 깊숙히 못 하나가 밖인다. 당연히 출혈한다. 음악을 들을 수 없다. 거짓말 같이 눈물이 펑펑 솟아 진다. 정신이 근원지에서 치솟는 영롱이, 차가운 이가 시린 눈물. 눈물이 파종을 한다. 허공에 울리는 쟁쟁한 못 소리 줄어 드는 시간 조차 더 아깝게 피 묻어 못 박히는 그 못 소리 이제 표백 하는 빨래 처럼 폭염 뙤약볕에 걸려, 흔들 거리다 마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