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낙서도 감정노동이다 77

그 이름에게

(어제 새벽에 부산에 가고 싶어 새벽3시에 집을 나섰고 고속도로를 달리던중 부산 다 가서 만난 낙동강의 안개가 낀 뚝길이 눈에 들어 왔다 고속도로에 차를 세우고 삼각대를 펴고 몇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던중 안개가 많이 끼어 시야가 흐른 상태에서 대형 트럭이 갓길가까이 까지 왔고 아주 빠릍 속도로 지나갔다. 아찔했다. 곧 이어 고속도로 순찰차가 왔고, 정신이 있는 사람이냐 없는 사람이냐 그러다 죽을 수도 있다 하면서 나를 혼냈다. 더 찍고 싶었는데 하는 수 없이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던 새벽 이였다). 그래도 다행히 내 맘에 드는 저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황급히 찍은 사진 인데 잘 나와 줘서 고맙다 사진기야). 나는 누군가에 대해 강렬하고 쉼없이 호명의 충동을 느낀다. 그리고 그 이름을 통해, ..

오래전에 썼던 편지 중에서 삽입음악은 (Scoobie Do - Namorada do Vento(FREETEMPO echoed mix) 입니다.

오늘밤은 편지를 쓰겠습니다 사신이 귀해진 지금의 세태에선 못견디게 편지의 향수가 치받곤 합니다. 오늘의 남은 시간 동안 아니 동이 트기 전까지 나는 편지를 쓸지도 모르겟으며 이를 당신에게 띄워 보내겠습니다. 내 자신의 영혼의 거주지와 얼마 멀지 않은 번지수에 당신은 사시니까요. 어쪄면 동일한 번지에서 당신과 내가, 아니지요 당신의 영혼과 나의 영혼이 말수도 별로 없이 아주 소박하게 함께 지낼듯합니다. 지금 시각은 정확히 세시 오십 삼분 막 감아 빗은 머리가 축축하니 살갗에 냉기를 적십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보이지 않는 시간에 얹혀 와서 천천히 나의 모발을 말려 줄것이고 그때쯤엔 나의 편지도 끝인사에 접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칠흑같이 어둡다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시간 입니다 날마다의 밤을 마지막 ..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의 세 번째 이야기. (영혼의 목마름에 대하여)

Monty Alexander - Moanin 입니다. 지금 이곳은 비가 수직으로 서서 미친듯이 꼬꾸라지고 있다. 내 주위를 둘러 본다. "물건들의 여벌이 생겼군" 혼자 중얼 거리며 스치는 생각. 바지가 여러벌 (과연 저 중에 내가 입는건 몇벌이나 될까, 혁띠도 몇개 만년필도 두서너게 유심히 바라보니 색조차 바래 버린 원고지도 여러권 있다. 카메라 렌즈도 여러개. 무섭게 몸을 죄는 고물가와 궁핍의 와중에서 몇가지의 품목이나마 좀 헐거운 포만이 있어지는 일이 고맙고 죄스럽다. 동시에 전에 없던 새 사태가 와서 덮치는 일에 무심할 수가 없다. 뭐냐면 물량과는 반비례하여 정신의 갈증이 더욱 불붙는 일이다. 세차게 떼밀리는 비참한 굶주림이요. 깊은 수렁에 빠지듯이 내 삶의 의미에서 실족해 떨어질 것 같은 그 공포..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의 두번째 이야기

하고 싶은 말이 얼마간 비슷하다. 말에도 계절이 있어서 그 다음 절기로 바뀌기 까진 한 가지 뜻의 둘레를 맴돌게 되나보다. 그리고 내 어법에는 몇가지 타성이 생기고 있다. 그 첫번째가 말의 우회이다. 내겐 말의 금기가 있다. 하필이면 한 점 원심이 될 그 한 마디를 한사코 덮어 둔다. 실로 그 때문에 산탄의 비를 맞는 환란의 새떼와도 같이 나의 말들은 무참히 죽어 낙하 하곤 한다. 나는 해운대에 갔었다. (거가대교가 생긴 덕분에 2시간 이상 걸리던 거리가 한시간 정도로 단축되어 부산을 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단지 하루의 낮밤을 그곳에서 머물렀지만 먼 수평선에 저물도록 눈길을 주었었다. 일물은 쉬이 왔다. (내가 사는 통영의 일물보단 못했지만) 수목화처럼 차츰 색조가 단조로와 지고, 연이여 달려 오는 ..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의 이야기 (배경음악 Kalliopi Vetta - Na M'agapas 입니다)

처참히 상처 입었던 그가 불덤불 에서 꺼낸 칼날 같은 신생을 외치게 하면 좋겠다. 불로 구워서 두드려서 날을 세운 청결하고 강한 칼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것을 쓸 적에 지극한 애련을 혼신으로 깨닫게 하면 더욱 좋겠다. 애련은 우리만큼의 나이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곱씹게 되는 참 뼈저린 삶의 미각 아니던가. 따습과 성실한 눈이 떠서 삼라의 모든 점을 새로이 살펴내게 하였으면 좋겠다. 집을 받들고 선 주춧돌이 그 파묻힌 밑뿌리까지도 떼놓지 않고 품어 냈으면 좋겠다. 생명 있는 것이 다다르는 마지막 처소를 묵상하고 마지막 모습들을 낱낱히 공손하게 어루만지게 하면 좋겠다. 울음이려면 울음이게 하고 소망이게 하려면 또 소망이게 하였으면 좋겠다. 행여는 뿌듯한 응감에 속으로 죄어드는 가슴, 무겁게 엎드린 침묵..

비는 수직으로 서서 꼬꾸라져 죽고 있는 밤에

오늘 내 영혼을 연다. 이는 내 마지막 영역이다. 우리는 멀리 왔다. 얼어 붙은 강 위에 떨어 지는 백설을 바리 보며 나는 이 생각을 했다. 우리는 멀리 왔고 그리고 앞으로 더욱 땅끝과 하늘끝이 맞붙은 그곳까지가련다고. 사랑이란 참 어림 없는 결단. 그것이 얼마나 아득한 도정인가를 지금에야 알겠구나.이루 잴 수 없는 내면의 충일과 감춰진 손의 무한량한 도여가 아니면 갈 수없는 길인것 같다. 단순한 열정이기 보다 단순한 기원이여야 하며, 성급한 서약이기 보다 맹세를 늦추는 신중한 생각, 겸양을 앞세우는 명백한 결단 이여야 한다. 그건 감미로운 도취가 아니고 끝임없는 현실의 가지끝에 맺히는 겨우 열마간의 담백한 유열일 뿐이다. 많이 바라면 그만큼 낙망을 더하게 되고 절재속에 조금만 바람을 드러내면 매번 그 ..

회색 글씨의 낙서2

1 어수선한 계절 패자의 넋두리와 같이 못생긴 말들을 이 사이버라는 공간에 흐린글씨의 낙서를 남긴다. 이 현실에선 바깥이 내다 뵈는 창문하나도 없이 어둡고 다시 어두울 뿐이다. 실상 이 어둠은 좀 과하다. 전혀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걸. 내 아이들은 둥지속의 제비처럼 둘이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있다 만일 울기 시작 하다면 그 울음 폭포처럼 검은 벼랑을 굴러내려 그 끝에 내가 꼭 죽을것같다. 저 아이들의 뒷모습 속엔 참고 있는 울음이 보여 가슴이 쓰리다. 그래 죽지 않으려면 울음을 참아야 한다. 참자 참자고 외치는 내 속마음의 서러운 음성. 돌을 씹는 듯이 상막하고 울적한 자의식의 비참을 어떻게 나 풀랴.. 신을 믿지 않는 까닭일까. 이럴때 신이 돌아 안자있는것을 느끼는 건 내 삶이 어설픈 탓일까. 그..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의 이야기

1. Nana Mouskouri - Hartino To Feggaraki 7. Nana Mouskouri - Only Love 2. Nana Mouskouri - La Paloma Blanca 8. Nana Mouskouri - Prisonnier Dans L`Ile 3. Nana Mouskouri - Leise Rieselt der Schnee 9. Nana Mouskouri - Qui Sait Ou Va Le Temps 4. Nana Mouskouri - Mia Fora Ki Enan Kairo 10. Nana Mouskouri - Samiotisa (1) 5. Nana Mouskouri - Nabuco 11. Nana Mouskouri - Yolanda 6. Nana Mouskouri - Never..

성숙 그 염원에 대하여

하늘에서 치면 땅이란 얼마나 깊은 곳인가. 이 깊으디 깊은 데까지 모든 빛들은 줄을 지어 내려온다. 하루의 햇빛 다 따르고 나면 뒤를 이어 달빛 별빛이 또 쏫아져 오는 것을. 밀집하여 숲을 이루는 빛, 빛, 이로 하여 땅위엔 자욱히 빛들의 안개가 서리는 것임을. 어느날은 성총의 환한 너울자락 같은 눈이 나린다. 수평으로 손을 펴들고 정결한 환희를 두 손 가득히 바다본다.체온에 녹에 서서히 물로 풀리는, 차갑고 유리처럼 투명한 것이여. 그리고도 자꾸자꾸 더 내려오는 석고의 꽃잎, 가벼웁디 가벼운 깃털 같은 것이여. 꿈속이 아니면 이럴 수가 차마 없을 꿈 같은 광경들이 우리의 삶을 헐거운 결박으로 느슨히 보듬어 주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답하는 어떠한 일상을 살 것인가. "그대의 목마름을 안다. 그렇다고 아..

이런 기도는 어떨까. (배경음악:I Muvrini - E Dumane Dinu..외3곡)

2 Irina Bjorklund - So She Runs 3 Joanne Shenandoah - Kahawi'tha 4 Mickey Newbury - I Don't Think Much About Her No More 언제나 바쁘다는 의식속에 잡혀 지낸다. 일한 것의 질량을 되돌아 보면 우숩도록 보잘것 없는데도 감당 못한 분망이 나를 지배하며 이 구석 저 구석으로 볼아 붙이곤 한다. 가슴속은 더 바쁘다. 마음에 파도 치는 물이랑이 기슭으로 밀려와 차례로 부서진다. 잠시 공중에 치솟고는 풀어져 종이처럼 얇게 해안에 두러눕는 물결들. 나도 그렇게 누워 버리고 싶다. 두 팔을 길게 드리워 힘을 빼고 마치도 영원 속에서처럼 오래 오래 눈감아 있다면 좋겠다. 모든 감관을 닫아 두고오직 적멸 가운데 머무르며 안식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