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물 속에 집이 있다. 냇물 속의 집은 물풀에 쌓여 아늑하고 잘 씻은 자갈 위에 기초 놓아 튼튼해 보였다. 그리고 어질고 순한 꽃게와 송사리떼가 물속의 집을 들날락거렸다. 언제나 나는 ... 물 ... 속의 집에 가고 싶었다. 그 집에 들어가 밀린 때가 굳은 등짝을 밀고 싶었다. 그리하여 어느 날 바짓단을 무릎까지 걷고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어 문을 연다. 물의 고리를 잡고 문을 연다. 열리지 않는다 문도. 물도. 도무지 열리지 않는다. 어리석은 심사에는 내가 열려는 문고리가 물에 실려 자꾸 떠내려가는 듯이 보였다. 아니면 출렁이며 물무늬가 생기는 만큼 열어야 할 문이 새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래서 못다 연다는 것일까. 또는 물속의 집 속에도 왼쪽 목에 무서운 칼집을 가진 나와 같은 한 불행한 청년이 있..